동아시아 불교사 속에서 한국불교의 특성과 위상을 집중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천태종립 금강대에서 개최된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소장 권탄준 교수)는 오는 10월 23∼24일 금강대 강당에서 ‘동아시아 불교사 속의 한국불교’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금강대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동아시아 불교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면서 그 안에서 한국불교가 차지하는 위상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최근 한국불교 특성을 비판하는 국내외 학자들의 주장에 대한 이론적 대응을 마련하고 한국불교의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 논의하기 위해 준비됐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소장 권탄준 교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동아시아 불교사 속에서 한국불교의 특징은 무엇인가를 집중 논의하는 장”이라며 “통일신라시대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가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는지를 전공학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9개국 24명의 한국불교 전공 학자들이 참석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미국 서부대 총장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와 동국대 김상현 교수의 기조강연에 이어 6개의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김상현 교수는 ‘동아시아 불교에서의 한국불교의 정체성’이라는 기조강연에서 “한국불교의 특징이 동아시아 불교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비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비판을 수용하면서 국내외 불교학계 교류 및 학제간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불교의 특수성을 찾아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서는 미국 UCLA대 로버트 버스웰 교수는 ‘한국불교 전통의 출현’이라는 논문에서 “한국(적) 불교라는 인식은 근대 이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근대 이후 민족의식이 성장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며 “한국불교는 통불교라는 특징이 과연 한국불교에만 나타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대 조은수 교수는 ‘보편성과 특수성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불교의 특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불교의 고유한 성격을 부정하는 입장은 잘못하면 한국 불교에 있었던 특징적인 성격이나 내용을 부정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한국불교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함께 과거 불교인들이 한국불교의 전통을 어떻게 의식하고 있었는지를 검토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호주 그리피스대 존 조겐센 교수의 ‘16∼19세기 한국과 중국불교 비교상의 제문제’, △일본 고마자와대 이시이 코세이 교수의 ‘의상 계통에 있어서의 화엄과 선의 통합’, △덴마크 코펜하겐불교학세미나 헨릭소렌스 박사의 ‘동아시아 전통에서 살펴본 고려시대 밀교의 성격’, △러시아 성티혼종교학연구소 세르게이볼코프 박사의 ‘초기 중세시기 동아시아에서의 국가와 불교’, △독일 보쿰대 요르그플라센 교수의 ‘중국불교사의 흐름 속에서 살펴본 화쟁사상’, △호주 시드니대 판카즈모한 교수의 ‘신라 중고기의 사리신앙과 왕권이 정당화’ 등의 논문이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