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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스님의 지장기도 이야기(7) - 집착하는 마음

기자명 법보신문

고민과 망상이 미워하는 마음 키워

선원사지를 하루 빨리 복원시켜야 된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하던 끝에 동국대학교 기념박물관장인 문명대 교수님을 만나 함께 선원사지를 찾았다.

“스님, 돈은 얼마나 있습니까. 그리고 땅은 몇 평이나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돈은 한푼도 없구요, 땅도 한 평도 없는데요” 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교수님은 너털 웃음을 지으시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무슨 배짱으로 땅도 없고 돈도 없이 이것을 복원하려 하느냐”며 돈을 최소한도 2-3천만원 정도가 준비해야 하고 땅도 몇 평이라도 확보 해야 발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날부터 선원사지 앞에 땅을 사야된다는 고민에 장애가 시작됐다. 기도가 끝나면 박물관장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선원사지 땅을 밟고 ‘땅, 땅, 그래 땅 어떤 땅을 사야 된단 말인가 돈도 만들어야 되고 땅도 사야되고 기도도 해야되고.’ 고민에 고민, 망상에 망상을 끊없이 뇌였다. 사지 앞에 땅주인들을 만나서 타진을 할 때에는 나이도 어린 스님이 무슨 능력으로 복원할 것이냐며 지금까지 수많은 큰 스님들도 해내지 못하고 바라만 보고 갔으니 포기하고 기도나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한 편으로는 전등사에서는 주지 스님을 비롯하여 대중 스님들까지도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불사이며 기도 중에 무슨 망상이 그리도 많으냐고 대중공사를 몇 번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뜻을 따르기보다는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계속 반대하는 것은 무슨 이유냐고 맞섰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선원사지에 대한 집착은 강해졌고 반대로 미친 짓이라는 핀잔까지도 받아가기 시작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에대한 감정에 미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미워해야 하는 것처럼 힘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반대하는 사람 때문에 감정을 자제할 수 없는 상태까지도 가는가 하면 스님으로 상상할 수는 없는 극한 생각을 여러 번 하기도 하면서 결국은 속이 끓어서 밥을 먹어도 죽을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분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정도로 선원사지에 대해 집착했다.

그래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죽을 고비보다 더 힘든 것이 죽일 고비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님이었지만 생각은 중생이었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지금도 지장보살님께 참회하며 기도한다.



강화 선원사 스님 032)934-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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