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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니르바나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03 10:00
  • 댓글 0

속세를 넘어선 영원한 행복

니르바나는 속세를 넘어선 영원한 행복, 최고의 더없는 축복이다. 니르바나가 가져다주는 행복은 내키는 대로 일어나는 감각에 의해서는 경험할 수 없고, 오직 그런 감각들을 차분히 가라앉힐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니르바나는 불교의 최종 목표점이다. 그렇다면 니르바나란 무엇인가? 니르바나를 아는 것, 그리고 니르바나가 아닌 것을 아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니르바나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라던가, 소멸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붓다가 그의 가족과 왕국을 버리고 45년간 설법한 것이 아무것도 아닐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니르바나는 파라다이스가 아니다. 붓다 이후 여러 세기 동안 몇몇 불교도들은 니르바나를 파라다이스와 같은 것으로 설명했다. 니르바나란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운 곳을 의미한다고 규정하려는 노력은 곧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행복을 꿈꾸게 만드는 효과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런 설명들은 전설과 같은 이야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붓다가 경험하고 알려준 니르바나의 세계와 같은 것은 아니다. 붓다는 전 생애를 거쳐서 고대 인도종교에서 유행했던 파라다이스와 같은 개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붓다는, 이런 파라다이스는 윤회의 굴레 안에 포함된 것이며, 그가 말하는 니르바나는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것임을 알고 있었다.
만일 니르바나가 일정한 장소를 가진 세계가 아니라면 도대체 니르바나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 니르바나의 존재는 단지 불과 같은 존재인가? 그러나 거기에는 불이나 니르바나를 저장하고 있는 일종의 장소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뭇가지를 서로 마찰시킬 때 열이 발생하고 결국 불이 일어나는 적합한 조건이 마련되는 것처럼, 사람이 그 마음속에 있는 부정한 것으로부터 벗어날 때 니르바나라는 더 없는 축복은 나타나는 것이다.

누구나 열반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니르바나라는 최고의 행복한 상태를 경험할 때까지 오직 어떤 것이 진면목인가를 무섭도록 천착해야 한다.
사실 니르바나는 좀처럼 설명하기가 어려운, 또한 이것이라고 단정해서 말하기가 곤란한 것이다. 예컨대 어둠은 단지 그 반대격인 빛에 의해 설명할 수 있고, 고요함 역시 움직임으로 일정부분 설명이 가능할 수 있는 것처럼, 니르바나는 윤회를 통해 겪을 수밖에 없는 모든 고통이 소멸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둠이 깊을 때 빛은 없듯이, 정적이 밀려들 때 움직임은 없듯이 니르바나나의 세계에는 고통도 무상도, 부정도 횡행하지 않는다.

목구멍에 상처를 입어 고통 받는 사람은 일정한 주기로 고통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주기적인 고통 완화 현상은 그 상처를 더욱 악화시키고 결국 질병을 더욱 심각하게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감각적 쾌락에의 열망에 대한 일시적인 충족은 일시적인 만족 또는 행복일 뿐이며, 윤회를 연장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윤회라고 하는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처방전은 니르바나이다. 니르바나는 모든 고통, 즉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슬퍼하고, 절망과 비탄에 빠지는 것을 야기하는 원인자로서 갈망의 끝이다.
니르바나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매달리는 것은 위험하다. 그보다는 니르바나를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가를 고민하고, 어떻게 내면의 행복과 니르바나로 이끌어주는 보살행의 비전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낫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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