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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수 주장하며 능엄주 강조는 모순”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09 09:00
  • 댓글 1

혜원 스님, 불교학회서 ‘성철돈수론’ 비판

“성철 스님 선 수행 이론 재해석 필요하다”

<사진설명>성철 스님은 선종의 정통종지는 돈오돈수이며 고려중기 이후 큰 공부인이 없는 것은 점수론을 강조한 보조국사 탓이라고 비판했다.

성철 스님은 선종의 정통종지는 돈오돈수이며 고려중기 이후 큰 공부인이 없는 것은 점수론을 강조한 보조국사 탓이라고 비판했다.

깨달음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단박에 이루어진다는 ‘돈오돈수’론을 주창한 성철 스님. 이로 인해 30여 년간 한국불교계는 뜨거운 논쟁에 휘말렸지만 정작 당사자인 성철 스님이 실제로는 점수론을 실천하고 강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불교학회(회장 이평래 교수)가 10월 30일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서 동국대 교수 혜원 스님은 ‘성철 스님의 선수행에 대한 일고’란 논문을 통해 성철 스님의 ‘모순’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성철 스님은 지난 67년 백일법문을 통해 “선종의 정통종지는 ‘돈오돈수’에 있으며, 보조국사 지눌은 정통 법맥을 잇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려 중기 이후 큰 공부인이 나지 않는 것도 지눌 스님의 영향”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논문에 따르면 이는 성철 스님의 자가당착적인 모순이라는 것이다.
성철 스님은 1947년 봉암사 결사 때에도 매일 ‘능엄송주’를 하고 ‘법신진언’을 하도록 했으며, 늘 후학들에게 “송주(誦呪)하면 윤회를 벗어나는 도를 얻게 될 것이며 마음에 마(魔)가 없게 된다” “이 주문을 외면 공덕이 한량없다”는 등 주력수행을 늘 강조하고 실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력수행이 업장을 녹이고 일체망상을 제거해 산란심을 막는 것으로 이는 철저히 점수이며, 성철스님이 주장했던 돈오돈수와는 180도 상반된다는 게 혜원 스님의 주장이다.

또 성철 스님은 구두로는 능엄주 송주를 무한히 강조하면서도 저술에서는 능엄주와 참선의 관계에 대해서는 물론 능엄주 자체에 대해서도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따라서 스님의 주력수행 병행은 선밀쌍수(禪密雙修)라는 점에서 새로운 수행상을 제시한 것이 되지만 임제의 선맥을 중시하는 가풍에서 본다면 스님의 의도와는 달리 조계종의 간화선풍의 순수성은 그 만큼 퇴색시켰다는 비판이다.

혜원 스님<사진>은 “성철 스님이 참선자가 보조스님의 돈오점수설 영향을 받아 해오(解悟)를 증오(證悟)로 오해하여 자만심을 일으키고 용맹정진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비판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돈오돈수설의 돈수라는 개념 때문에 납자들이 더 이상 수행을 하지 않는다는 우려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성철 스님의 선수행관 이론은 재해석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성철 스님을 오랫동안 시봉했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은 “송나라 때부터 총림에서 주력을 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으로 수행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 이었다”며 “성철 스님이 능엄주를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스님은 이론과 실천에서 철저하게 돈오돈수적 입장을 보여왔다”고 반론을 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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