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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죽음,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기자명 법보신문
죽음 사유하면 ‘이순간’소중히 느껴져

죽음만큼 오해를 자주 받는 현상도 없을 것이다.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곧 인간으로서 존엄함을 지니고서 죽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음은 삶과 둘이 아니므로, 죽음을 이치에 맞게 이해하지 못하면, 삶을 바르게 살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 삶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 보다 시급한 일이 있을까. 인간답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이다.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오해 10여 가지가 있다.

죽음에 무관심? :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고 가까운 사람의 부음에 수시로 직면하게 되지만, 죽음을 자기 자신의 문제, 자기 자신에게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심사숙고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인들은 자동차 사고라든가 불치병 등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든다든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기는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죽음에 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가 전혀 없는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자기 자신의 죽음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음은 타부? : 사람들 사이에 죽음은 알게 모르게 타부, 금기가 되어있다. 우리는 죽음을 일상 대화의 주제로 올리기를 꺼린다. 죽음을 입에 올리면, 재수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죽음을 타부시하여 아무 생각 없이 죽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을 금기시하여 자신의 의식으로부터 쫓아내 버린다면, 죽음과 표리일체를 이루는 삶을 바람직하게 영위할 수 없게 된다. 죽음을 타부시하면 죽음뿐만 아니라 자기의 삶 역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부정? :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다. 죽음에 무관심한 척하거나, 죽음을 타부시하는 것은 곧 죽음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부정해 함께 나누었던 삶의 시간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면, 어떻게 인간적인 대화가 가능할 수 있겠으며 어떻게 작별인사를 나눌 수 있겠는가. 누구든지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므로, 죽음을 자기 삶의 일부로서 수용해 주위사람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어야겠다.

죽음은 절망? : 대다수 사람들은 죽음은 절망 그 자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한다. 죽음을 충분히 알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죽음에 대해 사려깊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으로 반응할 수 있을까. 사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충분히 아는 것이 없으므로, 일체의 섣부른 판단을 일단 유보해보면 어떨까.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백지상태를 가정했을 때, 우리는 죽음을 부정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긍정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절망 혹은 희망, 어느 쪽으로 바라보는 편이 현명하겠는가. 삶을 절망 또는 희망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현명하겠는가.

죽음이 두렵다? : 마치 두려움이 죽음 자체로부터 연유되기라도 하는 듯이 죽음은 두려운 현상이라고 사람들은 섣부르게 단정한다. 만일 누구나 죽음을 두렵게 생각한다면, 죽음은 응당 두려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두렵게 여기는 것일 뿐이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두려움은 죽음 자체로부터 연유한다기보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불과할 따름이다.

죽음을 생각하면 허무해진다? : 죽음을 생각하기만 하면 허무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허무한 이 세상에 대해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로, 죽음을 생각하면 삶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음을 알게 되므로, 주어진 삶의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살고자 애쓰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임사체험을 겪은 사람 모두는 이전 보다 자기 삶을 보다 충실하게, 삶과 죽음을 한층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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