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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불교학자 경전에 매몰”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1.17 15:00
  • 댓글 0

구룡사 강연차 내한 시모타 마사히로 교수

시모타 교수는 “불교는 사회적 맥락속에서 변화·발전했기 때문에 역사적 상황을 간과한 경전 연구는 올바른 불교학 연구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현대에 있어 불교학을 공부하는 연구자들은 불교가 아닌 불설에만 매몰돼 있습니다. 이는 불교를 연구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불교는 학문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변화 발전해 왔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11월 10일 강남 구룡사의 초청으로 내한한 일본 도쿄대 시모타 마사히로 교수는 “불교의 교설은 역사적 상황에 따라 확대되고 다양화돼 왔음에도 현대 불교학연구자들은 경전의 말 그 자체에 매몰돼 불교를 단편적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불교학자들은 현대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4년 도쿄대에서 ‘열반경의 연구-대승경전의 연구방법시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시모타 교수는 대승불교연구에 있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시모타 교수는 67년 일본 히라카와 아키라 교수가 주장한 ‘재가·불탑 기원설’이라는 대승기원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성전의 지속적인 제작운동’이라는 가설을 제시하면서 대승불교 연구에 있어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승불교의 기원은 불탑으로 중심으로 한 재가집단이 아닌 경전을 통해 새로운 사상을 전개하려고 하는 전통적인 부파 교단의 출가자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승이 적어도 5세기 이전까지는 독립된 교단의 성격을 지니지 못하고 전통적인 부파 교단 내에 속해 있었으며 단 사상적으로만 대승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시모타 교수의 새로운 가설은 그의 독특한 연구방법에서 시작됐다. 그는 불교를 현대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고대 인도의 역사적 상황을 통해 경전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방법론을 택했다.

현대적 시각에서 접근할 경우 당시 역사적 배경과 상황을 간과한채 텍스트에만 의존할 수 있어 불교를 왜곡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시모타 교수는 “현대 불교학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교를 현대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이라며 “수많은 부처님의 교설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성되고 사라짐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불교학 연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신수대장경 전산화 작업을 10년이상 추진하고 있는 시모타 마사히로 교수는 전산화 작업을 2006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방한의 가장 큰 목적도 신수대장경 입력과정에서 발생한 700자의 외자를 처리하는 방한에 대해 고려대장경연구소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시모타 교수는 “고대 불교가 한국으로부터 일본에 전해졌을 당시 두 나라 간에는 사람과 문물의 교류가 번창해 문화적 국경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오늘날 다시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젊은 연구자, 학생들과 더불어 깊이 있는 불교연구를 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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