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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살라 투시타 명상센터

기자명 법보신문

망명 수행센터 이미지 벗고 세계인의 도량으로 ‘우뚝’

항시 60여 수행인 상주
‘내일의 나’ 아닌
‘오늘의 나’ 찾아

새벽6시 명상
그룹 토의 외에는
침묵 속 내면과 대화


<사진설명>다람살라 달라이라마 왕궁에서 북쪽 언덕으로 올라가다 보면 투시타센터 본당이 나타난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중국의 티베트 침공은 결과적으로 티베트 불교, 나아가 불교라는 종교 자체를 서구사회에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사건은 어쩌면 아쇼카왕의 포교령 이후 최대의 전법 기록으로 역사상에 길이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1973년 설립해 지회 140개

1959년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이후 중국 공산당의 지배 아래 놓인 사찰에서 더 이상 제대로 된 수행을 할 수 없었던 티베트 스님들은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넘어 세계 각지로 진출했다. 티베트 경전과 향로, 금강저를 걸망에 담고 서쪽으로 떠난 티베트 출신 달마들은 유럽, 미국, 오세아니아, 남미는 물론 동양의 불교국가에까지 진출해 티베트 수행센터를 세웠다.

투시타 센터 또한 이들 티베트 스님들이 세계 각지에 세운 불교센터 중의 하나다. 말이 하나의 센터이지 사실상 투시타 센터는 세계 각국에 140여 지회를 두고 있는 거대한 수행 커뮤니티다.

투시타 대승불교 명상센터의 본부 격이라 할 수 있는 인도 다람살라의 투시타 센터는 달라이라마의 왕궁에서 맥로드 간지(다람살라 중앙로) 북쪽에 위치해있다. 투시타(tushita)라는 말은 우리나라 말로 도솔천 즉 미륵부처님이 상주하고 계시는 천상의 정토(淨土)를 의미한다.

인도 남부에 있는 세라, 데퐁, 간단 사원과 마찬가지로, 1973년 설립된 투시타 센터 또한 원래 라사와 중국령 티베트에 있었던 수행처를 다람살라에 다시 세운 ‘망명 수행센터’이다.

이곳의 주요 이용자들은 대부분 티베트 불교를 배우러 다람살라로 찾아온 서구인들이다. 1년 내내 다양한 수행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이곳에는 항상 30명에서 많게는 60여명의 수행자들로 북적인다. 수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지도 법사들도 서양 스님들이 티베트 스님보다 더 많다. 또 센터 주변에는 개인 또는 10여명의 그룹이 상주할 수 있는 오두막들이 4∼5채 마련돼 있다.

이곳의 수행프로그램은 크게 초보, 중급, 고급 과정으로 나눌 수 있으며, 1년 내내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초보 과정은 6∼10일 과정으로 진행되며 티베트 불교철학과 현대화된 명상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타종교인이나 비종교인들이 많이 참가하는 이유로 초보과정에서는 종교적인 믿음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 배제돼 있는 대신 일상에서의 평화와 행복, 자비에 관한 불교적 기술들이 내용에 포함돼 있다. 수행자세 또한 특별히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에 잠길 수도 있다.

초보과정을 마친 사람들을 위해서는 피드백 코스가 마련돼 있는데, 5일간 진행되는 피드백 프로그램에서는 달라이라마가 직접 법문을 하는 프로그램도 비정기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초·중·고급 체계적 지도

3개월간 바즈라사트바 안거, 숙련된 수행자들이 1년 내내 수행할 수 있는 고급과정도 개설돼 있다.

이밖에도 비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2∼4일 단기 코스, 달라이라마나 조파 린포체 등 티베트 고승들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는 비디오 상영 시간도 마련돼 있다.

투시타 센터의 일과는 새벽 5시 30분 기상해 6시 아침 명상에 이어 오전 9시부터 교리 수업이 계속된다. 낮에는 요가와 집중 수행이, 저녁에는 수행점검이 각각 진행된다.

모든 참가자들은 명상을 통해 마음과 감정, 업(業)과 환생, 사랑과 자비, 진실의 법칙을 관찰한다. 그룹 토의 시간의 질문과 답변을 제외하고는 과정 내내 침묵을 지켜야 하며, 자신의 내면과의 대화에 충실해야 한다.

코스에 따라 각기 다른 수행법을 배우게 되는데, 초보·단기과정에서는 가벼운 생활수행법을 익히는 반면 바즈라사트바 안거 이상의 고급과정에서는 람림 등 티베트 정통 수행법을 배우게 된다. 투시타 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소박한 개인생활 그리고 서구 출신 스님으로부터의 교육과 함께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유명하다.

투시타 센터를 방문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투시타의 명물이 또 하나 더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원숭이 수행자들이다.

달라이라마 법문도 들어

새벽, 고소한 토스트 냄새가 산에 퍼질 무렵 다람살라의 그 유명한 손오공(?)들이 수행센터로 몰려든다. 이들은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기보다 만만해 보이는(?) 사람들의 빵까지 빼앗아갈 정도로 영악하다. 달라이라마조차 원숭이 친구들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했을 정도다.

히말라야 산기슭에서 침묵과 자연을 벗 삼기 위해 투시타로 찾아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내일의 나’가 아닌 ‘오늘의 나’를 찾기 위한 연습을 계속한다.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욱한 다람살라의 안개가 갑자기 햇빛이 드리워지는 순간 사라지듯 무명으로 덮인 자신의 본성이 드러나는 오도(悟道)의 순간을 기다리면서.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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