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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슬로 무장 ‘학제간 연구’ 선도하는 부부학자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2.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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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르트르-보브와르 꿈꾼다”

2차 대전 이후 서양 철학과 문학을 주도했던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브와르. 이들 부부는 서로의 학문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하는 경쟁자임과 동시에 서로의 학문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도반이었다.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견책으로 그들은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최고의 학자들로 거듭났다.

최근 불교를 주제로 학제간 공동 연구를 통해 현대판 사르트르-보브와르 부부를 꿈꾸는 불교학자 부부들이 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이태승 교수와 동양어문학부 안주호 교수 부부. 이들은 최근 불교 진언에 대한 공동 연구 결과를 모은 『실담자기와 망월사본 진언집 연구』라는 책을 발간했다. 데바나가리 이전의 범어를 표기하는 문자인 실담 문자로 표기된 진언에 대해 그간의 연구 성과를 모은 이 책은 실담 문자와 진언 표기 법칙을 이해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실담 문자와 진언표기의 연구는 불교학계는 물론 국어학계에서도 중요성을 지님에도 학계에서는 언제나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실담 문자와 진언표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불교학과 국문학의 이해를 동시에 요구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부부는 이 점에 착안,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실담문자와 진언 표기의 관계를 분석해 내는데 성공했다.

동국대 강사 김진무 박사와 충남대 강사 유화송 박사 부부도 학제간 연구를 통해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남경대 박사 학위 동기로, 만난 지 2주만에 결혼에 성공했다는 김진무-유화송 부부는 중국 불교 경전 번역에 있어 눈부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중국불교를 전공한 김 박사와 ‘가차문자’를 전공한 유 박사의 장점을 살린 결과다. 실제 이들은 지난 2003년 학술진흥재단이 ‘동서양학술명저 번역지원 사업’에 중국 명대 지욱 스님이 저술한 『주역선해』를 번역하는 프로젝트를 제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또 한국불교를 전공한 동국대 불교학과 고영섭 교수와 중국불교(천태학)를 전공한 동국대 강사 오지연 씨 부부도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불교 사상사를 집대성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준비중에 있다.

이 밖에도 불교계 부부학자 1세대로 알려진 윤세원(인천전문대 정치학과 교수)-김복순(동국대 국사학과 교수 부부)를 비롯해 이봉춘(동국대 불교학과 교수)-이혜숙(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부부, 이광우(중국 북경대 제2외국어대 교수)-이연옥(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부부, 김관규(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이자랑(동국대 강사)부부, 최기표(금강대 교수)-전운연(박사과정 수료) 부부, 안영상(고려대 철학과 강사)-김제란(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부부, 차상엽(선학원 과장)-조승미(동국대 강사)부부 등도 사르트르-보브와르 부부를 꿈꾸며 상호 보완을 통해 그들의 학문적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처럼 부부학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이는 학자로서 학문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문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들 부부들은 설명했다.

김진무 박사는 “부부가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학자이기 때문에 언제나 그 분야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진행될 수 있어 학문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또 부부이기 이전에 불교학을 연구하는 도반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며 불교학 발전을 이끄는 부부학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이태승-안주호 교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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