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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연기-의존적 발생 3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2.01 13:00
  • 댓글 0

재생이 형성되는 원인은 집착

의존적 발생의 법칙, 즉 연기법에서 첫 번째 요소인 무지(무명)는 의지적 행동(혹은 업)을 일으킨다. 무명은 우리 존재의 참 본질을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이 무명에 의해서 사람을 환생으로 이끄는 선 또는 악에 대한 열망이 만들어진다.

재생은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인간 세계, 하늘 세계나 그와 같은 높은 세계, 또는 고통스런 세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질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업의 질적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한 사람이 죽었을 때, 그의 의지적 행동은 의식 생성의 조건이 된다. 즉 재생의 과정에서 새로운 생명의 첫 번째 스파크로서 발생하는 ‘다시 이어지는 의식’이 된다는 것이다.

일단 이 ‘다시 이어지는 의식’이 발생하면 삶은 다시 한번 시작된다. 이 의식에 의존하여 마음과 물질이 일어나는데, 이것은 곧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의미한다. 여기에 마음과 물질이 있기 때문에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생겨나고, 감각기관이 생겨나는 것과 함께 접촉이 일어난다. 어떤 접촉인가? 눈에 보이는 것, 소리, 냄새, 맛, 만져서 알 수 있는 것, 마음의 대상들과의 접촉이다.

이런 눈에 보이는 것, 소리, 냄새, 맛, 만져서 알 수 있는 것들, 그리고 마음의 대상들은 아름답고 즐겁고, 마음이 끌리는 것일 수 있다. 동시에 추하고 역겨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접촉에 의지해 일어나는 감각들은 즐거운 느낌이거나, 불쾌하거나 그 중간적인 느낌들이 일어난다. 이런 느낌들 때문에 탐욕의 법칙과 혐오의 법칙이 작동을 하게 된다.

존재하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즐거운 것에 이끌리고 불쾌한 것을 멀리하게 된다. 감수(感受)의 결과 욕망이 일어난다.

마음에 드는 것들과 마음이 아름답고 마음을 끄는 것이라고 느끼는 냄새, 맛, 접촉과 대상에 대해 욕망과 갈애를 일으킨다. 이런 욕망은 바람직한 것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키거나 불쾌한 대상을 강력히 거부하게 한다. 이 집착으로 인해 다음 생명의 조건이 갖추어지고 거기에서 생성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 생성의 과정은 집착의 의해 이뤄진다.

조건적 생성의 고리 안에서 다음생의 연결은 태어남을 일으키는 조건이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태어남에 의지해 늙음과 죽음도 일어나고, 슬픔과 탄식, 고통, 비탄과 절망이 생겨난다.

이러한 프로세스(윤회)는 그 공식을 거꾸로 적용시킬 경우에 중지될 수 있다. 내면의 통찰을 통해 무명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을 통해 의지적 행동이나 업의 형성을 그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의지적 행동이 중단되면 의식이 멈추고, 이러한 절차를 통해 태어남이 중지되면 늙음이나 죽음, 슬픔 등등 기타 요소들이 멈춰진다. 그러므로 어리석음(무명)의 뿌리를 완전하게 제거하면 환생의 되풀이, 즉 윤회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조건적 생성, 즉 연기의 원리는 태어남과 죽음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며,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이 아니다.

연기는 오직 윤회와 고통의 원인을 다룰 뿐, 생명의 절대적인 기원을 보여주려는 시도와는 다르다. 조건적 생성의 법칙에서 무명은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사성제)에 대한 무지에 해당한다. 생사의 끝없는 수레바퀴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은 이 진리를 모르는 것이 원인이므로, 사성제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은 매우 큰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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