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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도상 배치된 다라니 첫 발견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2.08 14:00
  • 댓글 0
‘중앙대 송일기 교수, 자운사 불상복장서
‘松廣社’ 기록된『주금강경』등 6점 공개


독특한 모양의 만다라 도상이 배치된 다라니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됐다.
중앙대 문헌학과 송일기<사진> 교수는 12월 4일 서초동 양지원 빌딩에서 열린 한국서지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지난 5월 송광사 말사인 자운사의 목조아미타불상 복장유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만다라 도상이 배치된 인본다라니(印本羅尼)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다라니는 중앙에 비로자나 부처님이 안치돼 있고 그 주위를 범어로 된 대수구다라니(大隨求羅尼)가 19겹 원으로 둘러 기재돼 있으며 가장의 테두리에는 여러 형상의 기묘한 도상이 32개나 배치돼 있다. 이 같은 도상은 통일신라시대 무구정광다라니경(석가탑 출토)과 개성 총지사 탑에서 출토된 서기 1007년에 제작된 보협인다라니경 등 기존에 발견된 다라니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독특한 양식이다.

<사진설명>32개의 기묘한 도상이 배치된 인본다라니(사진 좌) 와 송광사를 ‘松廣社’로 기록한 『주금강경』(사진 우).

또 이 다라니는 좌측하단에 ‘고려국중원부내(高麗國中原府內)…원조판인시무궁자(願彫板印施無窮者) 대정이십사년갑진삼월일기(大定二十四年甲辰三月日記)’라는 조성 연대가 기록돼 있어 이 다라니가 고려국 중원부(지금의 충주지방)에서 대정(大定) 24년(1184년)에 제작됐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송 교수는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서 이와 유사한 다라니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32개의 독특한 문양을 지닌 도상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도상이 지니는 상징성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해체과정에서는 진각국사 혜심 스님이 지니고 있던 판본을 바탕으로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주금강반야바라밀다경(注金剛般若波羅蜜經)』을 비롯해 깨알같은 글씨로 적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등 총 6점의 유물이 함께 발견됐다.

송 교수가 아미타 불상 복장에서 발견한 『주금강경』은 구마라집(鳩摩羅什)이 한문으로 번역한 『금강경』을 해설한 경전으로, 권말에 ‘고려 고종 2년(1215년)에 청주목에서 사록겸장서기(司錄兼掌書記)라는 일을 맡고 있던 갈남성(葛南成)이란 사람이 송광사(松廣社)의 대화상이 가지고 있던 책을 얻어 중조(重雕)했다’고 기록돼 있다.

송 교수는 ‘중조’라는 말로 보아 앞선 판본인 중국의 송판본을 바탕으로 복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광사가 ‘松廣寺’가 아닌 ‘松廣社’로 기록된 점에 주목하면서 이 시기에 ‘松廣社’가 사명(寺名)으로 통용되었을 것이라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단서가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송 교수는 조성 연도를 검토할 때 『주금강경』에 기록된 송광사 대화상이라는 인물은 보조 국사 지눌 스님의 제자 진각국사 혜심 스님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소자본 묘법연화경』에 대해서도 그 원본이 대만과 일본 등에 소장되어 있는 송판 27자본 법화경 소자본의 복각계통으로 13세기를 전후한 시점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불교 판본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자운사 복장유물의 대다수가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자료로 그 조성연대가 확실해 서지학 분야의 판본 연구는 물론, 불교 분야의 사상연구 및 미술사 분야의 도상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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