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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영원주의와 허무주의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4.12.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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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존재-완전한 소멸 ‘없다’

붓다는 영원주의와 허무주의라는 두 극단을 모두 거부했다. 올바른, 그리고 완전한 관점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것으로 보이는 두 관점에 대해 알아야 한다.
첫 번째 관점, 즉 영원주의는 영원한 삶 또는 영원한 것과 관련된 주의나 신념이다. 붓다 이전의 시대에 영원주의는 실체적인 가르침이었다. 절대자에 합치하기 위해 영원한 영혼을 보존함으로써 인간은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불교에서는 이 가르침을 사싸타 딧티(sassata ditthi), 즉 영원주의자들의 잘못된 견해(常見)라고 부른다. 이런 관점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영원에 대한 갈망에 의지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붓다는 왜 영원주의를 거부했을까. 진실의 입장에서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을 이해하려고 할 때, 영원히 존재하거나 영원한 어떤 것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변하며, 또 그것들이 의존하고 있는 조건들에 순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한다. 어떤 것들의 실체나 구성요소를 분석할 때, 어떤 영속적인 실체나 어떤 영원한 것들을 찾을 수 없다. 이것이 영원주의자들이 잘못됐거나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근거이다.

두 번째의 잘못된 관점은 허무주의 또는 죽은 뒤에는 어떠한 삶도 없다고 주장하는 허무주의자들에 의해 견지되는 견해이다. 이 관점은 정신이 조건이 된 지식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물질주의적 철학에 속한다. 물질주의적 철학에 동의하는 것은 삶은 단지 부분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허무주의는 정신적 조건이 고려된 삶의 측면을 무시한다. 만일 죽거나 삶이 멈추고 난 뒤에 다시는 삶이 재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정신적 조건의 계속성은 부정되는 것이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인 모든 조건들이 마땅히 고려되어야 한다.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인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죽음 이후에 삶은 없다고 말할 수 없으며, 또 죽고 난 후에 더 이상의 생성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허무주의자들의 존재에 대한 관점은 잘못 고려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존재의 본질에 대한 불안전한 이해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붓다가 허무주의를 또한 배척한 이유이다. 업의 가르침은 죽음 뒤에는 완전한 소멸이 온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붓다의 가르침을 증명한다.

아울러 업의 가르침은 불교에서 생존은 영원한 영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지속되는 거듭거듭 새롭게 생성되는 감각의 의미라는 것을 입증한다.

붓다는 제자들에게 그의 진리를 가르치는 장구한 기간을 통해 사변적인 논쟁을 금하라고 가르쳤다. 기원전 5세기 경 인도에서는 학자나 요기, 철학자, 국왕, 심지어 평범한 재가자들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논쟁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논쟁의 주제 중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시시콜콜한 것들도 꽤 포함돼 있었다. 허망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삶의 본질에 대한 참된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정신적 훈련에서 자신들의 우의를 점하려는 무의미한 시도들이 성행했다.
그러나 붓다는 무가치한 논쟁은 물론 우주의 기원에 대한 추론에 연루되는 것조차 단호히 거부했다. 붓다는 인간이 직면한 문제는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붓다가 니르바나로 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바른 견해(정견)라고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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