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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불교연구센터(Barre Center for Buddhist Studies)

기자명 법보신문
가톨릭 수도원 개조

20년 佛心 심어

美대표 명상도량으로


<사진설명>가톨릭 수도원을 개조해 조성한 베레불교연구센터.

<사진설명>국제포교사회 20여명은 베레불교센터를 방문, 수행 현장을 체험했다.

본고는 국제포교사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희 씨가 미국 베레불교센터를 방문한 후 본지에 기고한 글이다. 국제포교사회 회원 20명은 10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8박 9일간 프로비던스 젠센타를 비롯하여 조계사, 관음사 등 한국사찰을 비롯해 서래사, 서래대학, 티벳하우스 등 미국 불교의 현장을 방문했다.

버스조차 닿지 않는 한적한 시골마을 미국 동부 메사츄세츠 주 베레에는 IMS(Insig ht Meditation Society)라는 미동부 최대의 위파사나 명상회가 자리잡고 있다.
본래 가톨릭 수도원이었던 이곳은 태국의 아잔차 스님의 제자였던 잭 콘필드와 조셉 골드슈타인, 샤론 잘즈버그가 1975년에 인수하여 불교명상 수행을 위한 센터로 개조한 대표적인 미국 수행센터이다.

IMS로부터 약 반마일 정도 들어가면 길게 늘어선 나무들 사이로 베레불교연구센터(Barre Center for Buddhist Studies, 이하 베레센터)가 보인다.

제1회 국제포교사 해외연수의 첫 방문지였던 베레센터에서 나는 『청바지를 입은 부처』(Bluejean Buddha) 의 저자이자 현재 BCBS의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수미 런던을 만날 수 있었다.

공부와 수행의 조화를 목표로 하여 학술적인 이해와 내부성찰간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1980년대에 설립된 베레센터는 ‘불교심리학’, ‘심리학자들을 위한 명상’, ‘일상생활 속에서의 마음 챙김’ 등 일상생활과 불교수행을 접목시킬 수 있는 각종 교육과 워크샵, 컨퍼런스, 안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베레센터의 프로그램은 붓다의 초기 가르침과 원시 수행전통에 기반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교 학교의 확장과 타종교 및 과학적 전통과의 교류를 꾀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정기수련회를 비롯하여 주말 프로그램 및 3개월 정도의 장기 프로그램 등이 있고, 대부분의 안거는 7∼9일 정도 실시된다. 또 개인적으로 머물면서 명상을 하고 불교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개인 수행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소정의 숙식료만 지불하면 별도의 수강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매 코스마다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시의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을 지도해준 법사에게도 센터에서 강사료를 지급하지 않고 종종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직접 보시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베레센터 전체 예산의 50%는 참가비(숙식비), 25%는 건물에 대한 은행 이자, 25%는 보시금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일들을 결정한다.

베레센터에는 현재 54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그 중 절반은 IT, 마케팅 등에 관한 전문가들로 행정적인 지원과 재정운영 등을 담당하는 유급 상근자들이며, 나머지 절반은 센터 관리, 요리, 사무일 등을 보는 사람들로서 소정의 비용을 받으면서 무료로 수련회에 참가하는 비정규 자원봉사자들이다.

베레센터의 운영방식 중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이 바로 미국식 법사제도이다. 법사제도란 출가하지 않은 재가자들이 불교교리와 수행을 지도하는 제도로, 최근 미국 수행센터에서는 이 법사들이 미국식 불교의 한 특징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미국식 불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베레센터 또한 스님들이 중심이 되어 수행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사를 중심으로 수행을 하는 횡적인 단체이다. 이들은 승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법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현재 베레불교센터에서 배출된 25명의 법사들이 세계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레센터 출신의 법사들은 각자 자신의 은사를 찾아가 개인적인 지도를 받은 후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여러 스승들을 찾아다니며 지도를 받는 이른바 구루쇼핑 방식으로 공부를 하며, 주변사람들로부터 수행을 공인받은 사람들이다.

최근 20∼30년간 아시아에서 건너간 스님들이 여러 스캔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미국인들은 스님들을 정신적 수행자로서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지도자에 대한 새로운 자격요건을 세우게 됐다. 그리고 현지 출신의 재가자들에게도 일정 기간의 안거나 교육을 거치면 다른 수행자들을 교육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법사라는 칭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베레센터를 찾는 미국인들은 대부분 중년층 이상이며 중상층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이른바 엘리트 계층의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불교를 신에게 귀의하는 종교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수행하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마음 다스리기의 한 방법으로 수용하고 있다. 또 이들은 명상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마음운동이라 인식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불교 백화점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불교가 들어와 있다. 그 중 티베트 사찰의 숫자가 응당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중국, 일본, 베트남 순이며 한국불교는 가장 열악한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난 미국인들은 티베트불교가 인기있는 이유를 바로 논리적인 불교이며, 각양각색의 실천양식을 가지고 있는 불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불교는 아직까지 너무 고전적인 부분에만 집착을 하고 있으며, 현장과 현실에 맞게 변형되고 새롭게 창작된 불교를 만들지 못한다는 지적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불교가 많이 알려지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한국불교 전달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과 한국불교를 소개할 만한 서적들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티베트와 중국의 스님들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직접 현지 미국인들에게 불교를 알리고 있으며, 일본불교 또한 각종 자료들을 영어로 번역하여 문서 포교를 통한 해외 포교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사찰은 미국에 수십여 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찰들이 교포들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관심은 각 나라의 다양한 불교가 갖는 차이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불교의 세계화’라는 말은 조금 성급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불교가 세계 속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학문적 수준을 갖추고, 다양한 포교방법의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시켜야 하며, 무엇보다 외국어 능력향상에 힘을 쏟아야 한다.

8박9일이라는 짧은 일정동안 미국 동부와 서부의 불교현장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국제포교사로서 보다 많은 수행력과 언어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해외 어느 곳에서나 불교를 알릴 수 있기 위해서는 국제포교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철저한 사전준비과정 및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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