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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 다해 수행" - 삼보선원

기자명 법보신문

삼보선원

“온 힘 다해 수행"

‘봉암 결사’ 정신

서울 복판서 재현


<사진설명>삼보선원을 찾은 수행인들이 화두와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12월 26일 오후 1시 30분. ‘침묵(沈默)’이라는 팻말 하나가 선원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했다.
깊은 바다 속 한 가운데 침잠해 있는 듯 미동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화두를 부여안고 한바탕 혈투를 벌이는 중이다.
그들은 ‘봉암결사’ 정신을 이어가며 오늘도 좌복 위에 앉아 있다.
“엄중한 부처님의 계율과 가르침을 온 힘을 다해 수행하여 우리가 바라는 궁극의 목적을 빨리 이룰 수 있기 바란다.”


말(言語)은 어디론가 흩어져 사라진 듯 고요만이 좌복 위에 앉은 10여명을 감싸안고 있었다. 깊은 바다 속 한 가운데 침잠해 있는 듯 미동도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화두를 부여안고 한바탕 혈투를 벌이는 중이다.

산사 속의 선원이 아닌 서울 정릉에 자리한 삼보선원이다. 화두는 산사에서만 성성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도심 한 가운데서도 꿈틀거리고 있다.

삼보선원이 개원한 것은 지난 1995년. 그 역사가 짧은 듯 하지만 실상은 지난 1984년 시민선방이 개설되면서 재가불자들의 수행정진이 이어졌으니 그 역사는 20년이다. 삼보선원 역사 중심에는 한기창 거사를 비롯해 황경석, 이한상, 정경문, 조호정, 권영두, 박영재 등의 거사가 자리하고 있다.

1984년 시민선방 개원

1964년 4월 성철, 청담 스님은 당시 백성욱, 김동하, 서돈각, 홍정식, 이종익 거사 등의 대석학과 함께 이한상 거사의 원력으로 ‘대한불교삼보장학회’를 창립하기에 이른다. 이후 언론과, 장학사업을 펼친 ‘삼보장학회’는 ‘삼보법회’(이하 삼보회)로 거듭나며 불교교양대학 개설과 함께 해외불교 교류와 포교, 문화활동도 전개하며 불교의 대중화에 진력했다. 이들의 역량은 명실상부한 재가신행단체의 첫 출발점으로 불교사에 기록될 만 하다.

삼보회가 시민선방을 개설한 것은 1984년. 대중법문을 통한 포교와 불교교양대학을 주축으로 교리전파를 통한 기복불교를 지양했던 삼보회가 수행에 눈을 돌리게 된 연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사장 윤종길 거사는 “승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수행이 우리 대중에게 전해지지 않고는 진정한 불교 대중화를 이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수행하고자 하는 그 마음 하나가 불교는 물론 세상을 바꾸는 초석”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재가불자들이 속속 이 선방을 찾아 정진에 들어갔다. 10년동안 운영된 시민선방을 재가선원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삼보선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삼보선원은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을 모시고 ‘봉암사결사 정신’을 계승한다는 표방아래 현판식을 가졌다. 이에 대해 상임이사 김민식(법명 덕산)거사는 “조계종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공고히 하겠다는 원력이 배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암사 결사’는 1947년 성철, 청담, 자운, 우봉 스님이 “부처님 법대로 살며 수행하자”는 원력을 세우고 문경 봉암사에서 결사한 것을 말한다. 이후 행곡, 월산, 법전, 성수, 혜암, 도우, 보경, 종수 스님 등 20명의 스님이 이 결사에 참여했다. 당시 결사 대중은 공주규약을 제정, 추상같은 법보를 세웠다. 한국불교의 법도를 되살린 당시의 결사 정신은 지금의 조계종 수행 근간이 되었다.

삼보선원이 봉암결사 정신을 가슴에 품은 것은 매우 뜻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삼보회 전신인 삼보장학회 설립의 선두에 섰던 성철, 청담 스님이요, 봉암 결사의 선두에 섰던 스님도 성철, 청담 스님이다. 삼보선원은 두 스님의 큰 뜻이 배어있던 바로 그 봉암결사의 정신을 오늘날에도 되살리고 싶은 것이다. 재가선원이지만 그 원력만큼은 승가와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따라서 봉암결사에 참여했던 혜암 스님과 함께 ‘삼보선원’현판식을 갖고 제2도약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었던 것이다.

<사진.좌>청봉스님이 선법문을 마치고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청봉스님은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참선지도와 『금강경오가해』강의를 하고 있다.<사진. 우>삼보회는 1995년 혜암스님을 모시고 ‘삼보선원’ 현판식을 가졌다.

철저한 지도점검 지향

삼보선원을 찾는 수행인은 평균 30여명이다.

삼보선원은 그러나 아직 목요일과 토·일요일의 정기 수련 외에는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삼보선원은 최근 수덕사 혜암 현문 선사의 법제자인 청봉 스님을 상임법사로 추대하며 수행 프로그램 마련에 진력하고 있다. 김민식 거사는 “수행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점검”이라며 법보선원을 찾는 수행인들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청봉 스님은 현재 삼보선원에 입방해 수행하는 사람들을 한명씩 만나며 그 동안의 수행정도를 점검하고 있다. 청봉 스님의 수행지도 점검이 끝나면 1월 중 보다 세부적인 수행 프로그램을 마련 한 후 선원을 완전 개방해 매일 운영할 예정이다.

지금처럼 수행이 재가불자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80년대 초 일찍이 시민선방을 마련하며 수행진작의 선두에 섰던 삼보선원. 봉암결사의 원력으로 제2도약을 시작한 삼보선원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보다 봉암결사 규약의 첫 대목일 것이다. 선지식들의 뜻을 새기며 정진하기를 기대한다.

“삼엄(森嚴)한 불계(佛戒)와 숭고(崇高)한 조훈(祖訓)을 근수력행(勤修力行)하야 구경대과(究竟大果)의 원만속성(圓滿速成)을 기(期)함”

(엄중한 부처님의 계율과 가르침을 온 힘을 다해 수행하여 우리가 바라는 궁극의 목적을 빨리 이룰 수 있기 바란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삼보회는 1964년 창립돼 지난 40년간 삼보학회, 삼보법회, 삼보정사, 삼보불교대학, 삼보학생회 등을 설립하며 재가불교단체로서의 입지를 굳혀 왔다. 지난 해 4월에는 지상 4층 350평 규모의 불교회관 건립 회향식을 봉행함으로써 재가불교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보선원은 바로 이 불교회관 3층에 마련돼 있다. 현재 목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정기적인 수행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청봉 스님은 매월 넷째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선법문을 하며 목요일 3시에는 참선 지도를 저녁 8시에는 『금강경오가해』 강의를 하고 있다. 02-943-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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