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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방수구조 규명 ‘실마리’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5.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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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주 씨, 1910년대 관련 단면 사진 첫 공개

학계 “지붕 방수공법 밝힐 귀중한 자료” 평가

3중 기와 덮기로 방수처리 확인
“최초 구조로 보기엔 무리”시각도

석굴암 지붕의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술사학자 성낙주 씨는 최근 일제강점기 당시 경주 관련 엽서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조선경주동양헌(게이슈 도요겐)’에서 1912년 경 석굴암 내·외부 모습을 촬영한 사진첩『신라고적석굴암석불』을 입수, 본지에 공개했다.

이 사진첩은 1912년 11월 경에 촬영된 것으로 이는 지난해 성낙주 씨가 본지에 9회에 걸쳐 연재한 ‘석굴암 원형 논쟁’에서 소개했던 동명(同名)의 사진첩보다 2∼3개월 앞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 756호∼764호 참조) 특히 이 사진첩에 수록된 ‘석굴암 입구’라는 제목의 사진은 1910년대 붕괴된 석굴암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지붕 전면부가 함몰되면서 그 단면이 그대로 노출 돼 그 동안 학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석굴암 지붕구조의 원형을 알 수 있게 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석굴암 주실의 지붕구조는 석조 돔 위에 흙과 진흙을 두텁게 덮고, 다시 그 위에 기와 지붕을 씌워놓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그러나 성낙주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붕괴된 석굴암 지붕의 토층 사이로 나란한 형태로 덮여 있는 기와의 모습이 선명히 드러나 있어 석굴암의 지붕구조가 단순히 돔 위에 토층만 덮은 것이 아니라 중간에 기와를 함께 시설한 것이 확실시된다.

성낙주 씨는 “이번에 발견된 사진을 면밀히 살피면 천개석 위로 수키와의 끝 부분이 흙더미에 묻혀 있는 모습이 드문드문 비치고 그 위 토층 사이로 나란하게 덮여 있는 기와의 모습이 보인다”며 “이는 석굴암의 지붕 구조가 돔 위에 기와를 씌우고 그 위에 토층을 덮고 다시 기와를 덮고 그 위에 토층을 덮은 뒤 최종 마감을 기와로 하는 3중 기와 구조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처럼 지붕 토층 사이로 기와가 시설된 것은 돔을 구성하고 있는 석재 틈새로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수구조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씨에 따르면 1962년 토함산의 기상자료에 의하면 강수일수는 134일이며 안개 일수는 123일, 결빙 일수는 110일일 정도로 맑은 날이 드물었다. 따라서 석굴암 조성 당시 방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고, 이에 신라인들은 기와를 이용해 주실 내부로 침투하는 물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동국대 미술학과 문명대 교수는 “1910년대 붕괴돼 있는 석굴암의 사진이 몇 차례 공개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방수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 사진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향후 석굴암의 지붕 원형 구조를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대 이강근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사진이 석굴암 조성 당시의 지붕구조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사진에 드러난 기와 양식이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여 조선시대 중수과정에서 시설된 것으로 보이고 또 토층 사이에 있는 기와는 지붕이 함몰되면서 함께 흘러내린 것으로 보여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낙주 씨는 “석굴암 창건 이후 퇴락과 중수를 반복했더라도 전래의 고식(古式)을 따랐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원형에 가깝다고 봐도 큰 무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20면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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