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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부 최초 선원 ‘선농일치’ 정신 계승

기자명 법보신문

美 샌프란시스코 선원

<사진설명>'그린 걸치 농원'은 태평양 해변에 위치해 있다. 선원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선원에 속하며, 현재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선원으로서 미국 내에서 그저 ‘선원’이라고만 불러도 통하는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선원이다. 숭산스님의 관음선종이 미국선불교의 발전 역사에서 비교적 후기에 합류했음에 반해 1950년대 말부터 미국선불교를 발전시킨 두 개의 법맥이 있었으니 바로 스즈키 순류 노사의 샌프란시스코 선원과 마에즈미 노사의 로스앤젤레스 선원이다.

오늘날 미국 곳곳에 퍼져있는 대부분의 선불교 불교센터는 거의 다 이 두 개 법맥에서 비롯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선원이라고 불리는 단체는 실은 한 개 선원이 아니라 3곳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우선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있는 선원이며 설립자 스즈키 선사의 저서제목과 일치하는 한문 이름으로 초심사(初心寺)를 가진 시티 센터(City Center)가 있고, 미국 서부 최초의 승원이며 시티 센터의 산속 수련장으로 쓰이는 타사하라(Tassajara Zen Mountain Center)가 있으며, 유기농을 하며 불교수행을 하는 수행처인 그린걸치농원(Green Gulch Farm)이 그것이다.

1대 시조 스즈키 노사가 입적한 후 의발을 물려받은 리처드 베이커 선원장이 스캔들로 사임을 한 이후 샌프란시스코 선원은 그 상처를 보듬고 이후 분열된 내부조직을 쓸어안으며 민주화와 권력분산에 박차를 가했다.

또한 선원장도 제한된 지정 임기로 임명하고 두 번이나 여성 선원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남성, 여성 스님이 다수에다가 장기 거주하는 재가 수행자도 3곳 합쳐 2백여명에 해당하는 대규모선원의 선원장을 여성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비록 미국땅이라 해도 대단한 파격이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 선원의 역사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1959년 미국의 불교상황은 뉴욕, 매서츠세츠, LA와 샌프란시스코에 작은 선방이 하나씩 있을 뿐이었다. 바로 이 해 스즈키 순류는 샌프란시스코의 소코지에 일본인들을 위한 스님 자격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불교 공부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리에 오롯이 앉아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참선과 깨어있는 마음과 수행을 일상생활에도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의 부단한 노력으로부터 1962년 샌프란시스코시의 주거 지역에 샌프란시스코 선원이 태어났다. 이어서 1969년 타사하라를 그리고 스즈키 사후 1년 후인 1972년 그린걸치를 오픈했다.

시티 센터는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조금만 걸으면 되는 거리에 있다. 언론 재벌인 허스트가의 맨션을 설계했던 여성건축가 줄리아 모건이 유태계 유지 여성을 위해 설계한 이 멋지고 역사적인 붉은 벽돌집을 스즈키 선사는 점점 커나가는 명상그룹에 딱 들어맞다고 생각했다. 지하실과 1층에는 선방, 식당과 법당을 비롯해서 종무소, 도서실, 서점, 가게, 세탁실이 있다. 2, 3층에는 50명 정도의 스님 및 거주 수행자를 위한 숙소가 있다.

시티센터는 주중에는 5시 25분부터 30분 좌선과 10분 경행, 다시 30분 좌선을 한 후 아침 예불을 올린다. 오후에도 참선과 저녁예불이 있다. 토요일에는 6시 30분부터 12시까지 기존수행자 및 방문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 좌선, 예불, 청소, 발우공양, 다도, 명상교실, 법문 등이 이어서 펼쳐지는 것이다. 초심자나 처음 오는 사람들은 토요일 아침의 명상교실부터 시작하면 좋다. 6주에 한 번 정도는 오후에 선원소개의 날 행사도 하고 있다. 이 날 참석자들은 선원을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듣고 구경을 한다.

예불에 쓰이는 종과 도구들을 소개하고 시연도 해보인다. 그리고는 짧은 좌선, 짧은 예불을 한 다음 질문을 받는다. 다시 말해서 이곳에 좌선을 하러 방문한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미리 보여주어 초심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곳에서 좀더 장기수련을 하고싶은 사람들은 게스트수행자로 6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이들은 선원의 스케쥴을 다 따르며 특히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에도 90분씩 일을 해야 한다.

밤에는 선원행사에 참여하거나 도시로 나가거나 자유이다. 하지만 아침 5시 기상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곳에는 교육원이 따로 있어 풍부한 주제의 강의와 수업이 늘 있다.

<사진왼쪽>샌프란시스코 선원의 시티센터 법당.|<중간>면벽수행인의 뒷모습에서 진지함을 직감할 수 있다 |<오른쪽> 수행인과 스승과의 면담을 이 선원에서는 중요시 한다.

그린 걸치 농원 아름다운 태평양 해변에 국립공원의 들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그린 걸치는 시티 센터에 비해 매우 한가로운 모습이다. 이곳은 반 정도만 승원의 성격을 갖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요일 강연에 300명이 모이는 선방도 농원답게 헛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너른 땅에는 거주 수행자가 살 수 있는 주거용 건물, 사무실과 서점, 일본식 다실과 정원, 팔각형의 게스트하우스와 작업공방이 있다.

직원과 그 가족이 50여명, 거주 수행자가 몇십명, 그리고 멀리서 왔기 때문에 하룻밤 묵어가는 사람들이 언제나 20~30명은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농장에서 조수로 일하며 수행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하루 15불을 내고 머무르는 사람들은 대체로 대학을 졸업한 중상층의 이삼십대 초반의 젊은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진 명상과 일을 해내려면 너무 힘들지만 대신 수준높은 강연, 도서실 이용, 스님 및 스승들과의 일대일 면담, 동료 수행자들과의 긴밀한 접촉을 얻을 수 있고, 목요일 오후부터 금요일까지는 자유롭게 지낼 수도 있다.

타사하라는 선의 천국과도 같다. 이전에 에셀렌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온천인 유명한 휴양지를 매입하여 9-4월 사이에는 오직 수행만을 하는 승원으로 사용하고 여름 동안에는 일반 관광객을 받아 그들에게 유기농 건강식과 선의 맛을 보여주는 동시에 선원의 자금모집도 겸하고 있다. 여름에 이곳에는 70명의 수행자 학생들과 80여명의 손님들이 머무른다.

여름에 일하러 오는 수행자 학생들은 5일에서 6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18세 이상이며 이전에 불교수행 경험이 있기만 하면 된다. 이들이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은 1주일에 아침좌선 2회, 저녁좌선 1회에 참가할 것, 마약, 술 및 새로운 섹스 행위를 금할 것(기존의 관계만 허락)이다. 이곳에서는 봄가을에 3개월의 결제기간이 있다. 특히 승려가 되기 위해 계를 받으려 하는 사람은 타사하라에서 몇 년간을 보내게 된다. 특히 타사하라에서 제공하는 채식 위주의 건강식들은 높은 평가를 받아 주방장인 에드워드 브라운(Edward Espe Brown)이 발간한 요리책과 제빵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글=진우기(불교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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