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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명멸 觀해[br] 억겁번뇌 녹인다

기자명 법보신문

서울 보리수선원

위파사나 열풍 진원지…매일 수행점검
남방고승 초청…수행서적 지속 출간
자율적 보시 운영…수행처 건립 추진



붓당 사라낭 가차미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담망 사라낭 가차미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상강 사라낭 가차미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서울 압구정동의 보리수선원. 이곳에 처음 들어서면 마치 수만리 공간을 훌쩍 뛰어 넘어 미얀마의 전통사찰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남방의 이국적인 부처님과 미얀마 전통 승복을 입고 있는 선원장 붓다락키다 스님. 200여 평 크기의 수행홀에는 느리게 돌아가는 영사기 속의 사람들 마냥 천천히 움직이는 이들과 여기저기에 바위처럼 앉아있는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느린 말투, 느린 손짓, 느린 걸음…. 그런 탓에 여기에선 벽시계 속의 시계바늘조차 더디게 회전하고 있는 듯하다.

위파사나 수행도량 보리수선원은 지난 몇 해 전부터 거세게 불고 있는 위파사나 열풍의 진원지 같은 곳이다. 우 케민다, 우 만달라, 우 판디타, 우 야니따라, 우 쎄이야,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우 실라난다 사야도 등 매년 세계적인 고승들을 초청해 한국인들이 그들로부터 직접 위파사나 수행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파사나의 방법과 취지가 올바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수행이론서 및 위파사나 대가들의 저술을 꾸준히 번역해 발간하고 있기도 하다.

보리수선원이 문을 연 것은 지난 99년 10월. 90년대 초 한국 무용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젊은 무용가가 갑자기 미얀마로 출가해 수행자가 된 후 수년이 흐른 뒤였다. 미얀마 참매 수행센터에 주석하던 세계적인 수행자 우 자나카 사야도로부터 비구계를 받고, 미얀마는 물론 라오스, 태국 등지에서 두타수행을 했던 스님은 귀국과 함께 서울 안암동에 남방의 수행전통을 익히고 체득할 수 있는 도량을 열었다. 스님은 철저한 계행과 수행을 해나가는 청정한 수행자의 위의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열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개원 첫해 월간 소식지인 「보리수」를 발간하는 한편 다음 해인 2000년에는 홈페이지(borisu.or.kr)를 개설해 위파사나는 부처님이 스스로 발견해 깨달음을 얻은 정법수행법임을 알려 나갔다. 즉 간화선이나 염불 등과는 달리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은 무엇이든 일어나는 대로 알아차리거나 관찰함으로써 무아와 연기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진설명>최근 불고있는 위파사나 열풍 중심에는 보리수선원이 있고 그 보리수선원에는 붓다락키타 스님이 있다. 스님은 매일매일 수행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점검과 경책을 해준다.

2001년, 지금의 강남구 압구정동으로 도량을 옮긴 뒤에도 스님은 초심자들을 위한 수행프로그램을 여는 동시에 깊은 수행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일주일에서 길게는 48일간 동안 집중수행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붓다락키타 스님이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수행점검의 시스템이다. 수행을 주제로 법문을 자주 하더라도 매일매일 점검하고 경책하지 않는다면 수행자들이 진일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이는 남방의 오랜 전통을 그대로 구현한 것으로 철저히 경전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음을 두말할 나위 없다. 또 오후불식을 비롯해 새벽 3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수행시간을 엄수할 수 있는 사람들에 한해 선원 내에서 머무르며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리수선원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선원운영에 있다. 재가자로 구성된 운영회의 중심의 선원 살림은 재정이 완전히 공개돼 있으며, 수행 참가자들의 자율적인 보시에 의해 선원이 운영되고 있다. 매달 1000만원에 가까운 운영비용을 자발적인 보시로 충당하고 있는 점은 보리수선원이 수행을 매개로 대중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종무, 재무, 출판, 공양 등 모두 유급직원이 아닌 자원봉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수행 지도’라는 핵심적인 사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3년부터 계율을 잘 지키고 열심히 수행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행과 교리를 지도하고 일정 단계에 오르게 되면 이들이 초보자과정을 지도할 수 있게도 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보리수선원은 정해진 주인과 객이 따로 없는 전적으로 수행자들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보리수선원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또 목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기본 수행과 집중수행을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험자 수행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은 5계를 수계하는 날로 모든 수행자들이 청정하게 살 것을 다짐하고 수행하며 도반들과 법담을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주말 직장인 수행, 청소년 겨울수행학교, 연휴 특별수행 등 연령이나 수행단계에 따른 다양한 코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위파사나 단체로는 처음으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교육연수기관으로 선정돼 몸 알아가기, 마음 알아가기, 마음 다스리기 등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통찰명상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붓타락키타 스님은 “보리수선원은 올바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불교경전, 사마타, 위파사나 등 수행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곳”이라며 “올해에는 그동안 숙원사업이었던 수행처 건립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517-2841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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