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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비던스 선원(Providence Zen Center)

기자명 법보신문

숭산적 통찰력 전수
뉴에이지 시대 禪도량

<사진설명>도심과 전원의 맛을 함께 느낄수 있다는 것이 프로비던스 선원의 매력이다.

1972년 설립된 관음선종의 본산(head temple)격인 프로비던스 선원은 로드아일랜드주의 컴버랜드 시에 위치하고 있다. 프로비던스(providence)라는 예사롭지 않은 이름은 그리스도교도에겐 ‘하느님의 섭리’, 일반인들에겐 ‘선견지명’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다. 선원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20분 거리에 있는 프로비던스 시로서, 뉴잉글랜드 지방의 유서깊은 도시이며 CNN 방송사의 ‘머니 매거진(Money Magazine)’이 동부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2000년, 2001년 연이어 선정한 뉴에이지시대의 각광받는 도시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런 좋은 도시에 인접해 있고 또 보스턴에서도 1시간 거리인 이곳은 수행을 원하는 사람이 주중이나 주말에 방문하기에 안성마춤인 여건을 가지고 있다.

하루 10시간 용맹정진도 개설

바로 이 프로비던스 시의 한 세탁소에서 1972년 미국으로 전법을 하러 온 숭산스님은 기계 수선공 일을 시작했었다. 여기서 브라운대학 불자인 리오 프루덴 교수를 만나 브라운 대학 학생들과 명상 희망자를 모아 시작했던 선방이 오늘날의 프로비던스 선원으로 큰 것이다. 이때의 인연으로 브라운대학에는 ‘브라운 선수행 단체(Brown Zen Group)’라는 이름을 가진 브라운대학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단체이며 1987년 공식인증을 받은 학생단체가 존재한다. 그 시작부터 관음선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이 학생불교단체는 30여년을 활발히 활동해왔는데 매일 명상을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프로비던스 선원 및 다른 불교단체에서 법사를 초빙해 강의를 듣고 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프로비던스 선원의 매력은 도심과 전원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데 있다. 분주한 쇼핑가에 이웃한 이곳은 그러나 한 걸음만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왔음을 알게 해준다. 6만1000여평의 아름다운 숲속에는 결제 수행이 이루어지는 금강산사(Diamond Hill Monastery), 높은 천정과 마루바닥을 설치한 50여평 넓이의 법당 겸 수련장, 20미터 높이의 한국식 다층탑까지 갖추고 있다. 그밖에도 작은 법당, 식당, 부엌, 2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수행자와 손님용 방들, 사무실, 선물가게가 갖추어져 있다. 남성과 여성 스님, 남성과 여성 재가자가 함께 살며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은 전통적 한국사찰과는 다르다.

프로비던스 선원의 지도법사는 대광스님과 청해스님이다. 선원장 대광스님은 미국인으로서 미국 캔자스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다가 1979년부터 선공부를 시작했으며 1996년 전법을 받아 선사가 되었다. 관음선종의 보관스님에 의하면 대광스님은 가장 미국적인 미국인으로서 숭산스님의 가르침의 정수를 보존하면서도 미국인들에게 맞게 참선법을 개발하여 전한 사람이라고 한다. 즉 선의 미국화에 있어 샌프란시스코선원의 스즈키 노사에게 리처드 베이커 선사가 있었다면 관음선종의 숭산선사에게는 대광스님이 있었던 셈이다. 청해스님은 재가수행자였다가 스님이 되고 싶어 부인의 양해를 얻어 1996년 수계를 받았다. 부드러운 성품의 청해스님은 출가 이전에는 음악가였고 가톨릭 무신론자였다. 그에게 있어 승려란 ‘무엇을 하든 앞에 닥친 삶을 살아내며 명료한 마음을 유지하고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다.

프로비던스 선원(www.kwanumzen.com/pzc/)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이전과 다른 인사말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있었던 관음선종을 창립한 숭산대선사의 입적 소식이 1면 헤드라인에 나와 있었다.

“숭산 선사가 한국 화계사에서 11월 30일 화요일 오후 5시 15분에 입적했다.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갔다. 우리 모두는 스님의 삶과 가르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49재는 프로비던스 선원에서 1월 17일 월요일 오후 7시에 거행된다.”

그밖에 다른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홈페이지가 아직은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 같다.

<사진.위>프로비던스 수행체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국제포교사 회원과 스님들.
<사진.아래>프로비던스 선원 경내는 산사와 비견할 만 하다.


美 여성불교 발전 모색

프로비던스 선원에는 법문과 워크숍, 어린이 프로그램이 있으며 초파일과 성도일, 지도법사의 생일에는 성대한 잔치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참선이다. 초심자를 위해 가장 좋은 기회는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저녁 6시 30분에 모든 이에게 선원을 오픈할 때이다. 이 날은 누구나 와서 참선의 기본을 배워갈 수 있으며 사전등록도 필요없고 등록비도 없다. 이 날은 스님과 수행자가 독대하여 궁금한 점을 묻고 수행점검을 받을 수 있는 시간도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매일의 수행 역시 대중에게 오픈되어 있다. 새벽 5시에 108배를 시작으로 5시 30분에 예불을 하고 6시 15분에 참선에 들어간다. 매일 저녁에도 예불과 참선이 있다.

매달 개최되는 집중 수련회는 당일 수련회에서 90일 결제 정진까지 그 길이가 다양하다. 수일간 계속되는 용맹정진의 경우 하루 10시간 참선, 운력과 휴식시간, 발우공양, 수련회 지도자와의 면담으로 시간표가 구성되어 있다. 습관적 사고로 점철된 마음을 맑게 비우고 나날의 삶에서 수행을 계속할 힘을 얻기 위해 이런 집중 수련은 필요하다. 수련회 참가자는 바닥에 얇은 요 같은 매트리스를 깔고 시트를 덮고 잔다.

겨울 결제는 올해 1월 2일부터 4월 1일까지 3개월간이며 대광스님과 청해스님이 지도하는데 한국의 절에서 하는 동안거와 거의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여름 결제는 8월에 3주 정도로 짧게 하고 있다. 3개월 결제에 참가하려면 관음선종 학생 및 회원은 3000불, 비회원은 4000불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1일 불교도-그리스도교도 수련회도 1년에 몇 번 열리는데 이는 주로 대광스님과 케빈 헌트 신부가 지도한다. 프로비던스 선원의 좋은 친구인 헌트 신부는 불교-그리스도교 대화를 열심히 이어가고 있으며 선불교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트라피스트 수사인 그는 2004년 4월 케네디 신부의 전법제자가 되면서 선사 타이틀도 받았다.

1983년 6월 프로비던스 선원에서는 역사적인 여성불자들만의 회의 ‘불교 안의 여성성(The Feminine in Buddhism)’이 열렸다. 비록 당일 회의였지만 이는 미국 불교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제1세대 여성법사들이 미국여성불교의 현황과 발전과제를 논하는 뜻깊은 자리였고 그 한가운데 관음선종의 성향선사가 있었다. 성향선사는 숭산스님이 미국에 가서 세탁소에서 일할 때부터 스님을 도운 1세대 여성 선사로서 현재 미국 전역에서 지도법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프로비던스 선원이 있기까지 많은 공헌을 한 여성이다

청해스님은 이미 몇 년전에 숭산스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한국불교와 관음선종의 연대관계가 약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한 바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인도불교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사성제를 가르쳤다. 마찬가지로 숭산스님은 우리들에게 한국불교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모르는 마음’을 간직하여 참나를 찾고 이 세상을 도우라고 가르쳤다. 모른다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한국의 하늘은 푸르고 미국의 하늘 역시 푸르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겠는가.”
진우기 〈불교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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