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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길

기자명 법보신문
답답하면 답답할수록
불보살님께 기도해 보라
스스로 질문에 답하게 되리


북경에도 겨울바람이 차다. 집안에서 보면 해가 나서 밖이 따스해 보이는데 실제로 밖으로 나가 보면 매서운 바람이 온 몸을 할키고 지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 바람이 뜻밖으로 좋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북경 공기 속에 있던 공해 물질을 바람이 죄다 쓸어가 오랜만의 청명한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처음 봤을 때는 분명 나쁘게 보이는 것인데 나중에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쁘게 보이는 것에도 내가 몰랐던 쓸모있는 좋은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일상에서 종종 발견하게 된다.

사람은 살다 보면 어떨 때 정말로 답답한 경우가 있다. 특히 본인의 불분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나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이 뜻한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사람들의 미래가 청명한 파란 하늘처럼 훤히 보였으면 좋겠는데 실제로는 공해나 구름으로 가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두운 하늘과 같다는 느낌뿐인 경우에 직면하곤 한다. 내 경우에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런 느낌을 종종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한 학년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으로 올라가기 직전인 2월 달에 그런 느낌이 더욱 더 강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그것과 함께 부모님을 포함한 주위 분들의 나를 향한 여러 가지 평가와 기대가 참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더욱 더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이 생에 무엇을 하기 위해 왔는지 또 어떤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보이지가 않아서이기도 했다.

스님이 되고 나서 보니 내 주변 분들도 내가 했었던 고민을 비슷하게 하고 있는 분들을 많이 본다. 어떤 분들은 하도 답답한 나머지 나에게 점이라도 쳐서 본인의 미래를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눈빛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답답하면 답답할수록 나는 불보살님께 기도를 간절히 해 보라고 권한다. 그 이유인 즉은 많은 경우 질문하는 자가 사실은 그 질문의 답을 의식 속 깊은 곳에서 벌써 알고 있는데 그것을 의식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답답해하는 것이다. 열심히 기도하다 보면 불보살님의 가피와 본인의 노력에 의해 전에 의식하지 못했던 질문의 답을 얻게 된다.

본인이 어떤 길을 가야 되는지 몰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인 스스로가 정리를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 그것을 신심을 바탕으로 하는 기도의 형식을 빌려 하면 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봄이 아직 오지 않은 이월에 학생들은 쉽게 방황할 수가 있는데 그럴수록 불보살님께 본인의 질문을 직접 물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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