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쉬라바스티 승원(Sravasti Abbey)

기자명 법보신문

조화로운 삶 일궈가는
예비 붓다들 수행마을

<사진설명>쉬라바스티는 부처님 당시대로 소박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행자들의 마을이다.

미국의 서해안 즉 태평양 연안에서 제일 북쪽에 위치한 위싱턴 주 뉴포트 시 근처의 아늑한 산속에 자리잡은 쉬라바스티 승원은 티베트불교 겔룩파의 비구니 툽텐 쵸드론 스님(Thubten Chodron, 1950 - )이 세운 수행센터이다. 쉬라바스티는 원래 붓다가 25번의 우안거를 그곳에서 나면서 수많은 설법을 남긴 인도의 유서깊은 도시 이름이다. 인도를 성지순례하던 중 쵸드론 스님은 붓다 시대의 쉬라바스티에 비구니사원과 비구사원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를 소중히 마음속에 간직했다가 자신이 짓는 승원 이름 목록에 넣었는데 달라이라마도 스님과 마음이 통했던지 그 중 쉬라바스티가 좋겠다고 추천하였던 것이다.

2003년 10월 숲이 울창한 294,000평의 대지를 사들여 건설이 시작된 쉬라바스티는 지금 많은 사람들의 재물과 노동 보시를 통해 하나씩 건물을 지어나가며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 소나무 및 전나무 등의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이곳 승원은 안으로 풍성한 빛을 들여놓을수 있게 설계했고, 헛간은 방문객 숙소로 개조했으며, 그밖에도 안거를 할 수 있는 작은 캐빈, 서점, 차고 및 채소와 꽃이 풍성한 정원이 갖추어져 있다.

독경-염불-참선 등 지도

특히 설립 1주년을 막 지낸 2005년 설날 아침은, 대지에는 하얀 눈이 수북이 쌓이고 푸르른 창공에는 대머리 독수리가 축복이라도 하듯 유유히 선회하는 속에서 새로 지은 통나무집 선방의 낙성식과 더불어 최초의 명상시간이 열려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쵸드론 스님은 비구니이지만 이곳 승원을 비구, 비구니가 함께 수행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거주 수행자가 되려면 먼저 1~2년을 이곳에서 살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타진해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 원하는 사람은 수계를 받고 스님이 될 수 있다. 현재 수계를 목표로 거주하며 수행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고 한다.

쉬라바스티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으로 만들어졌지만 재가자도 단기 및 장기 거주를 하며 함께 수행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이면 법회를 열고 어린이들도 환영하고 있다. 나이가 든 어린이들이나 십대들은 어른들과 함께 법회를 하고 어린 아이들은 부모들이 돌아가며 돌보도록 하고 있다. 법회에서는 독경 염불, 묵조선과 인도 명상을 하고 법문도 하고 있다. 매달 한번 주말 수련회와 워크숍을 하고 매년 두 번 대중을 위한 장기 수련회와 가르침이 있다. 또 큰스님들을 초청해서 특별법문과 수련회 및 입문식도 하고 있다. 이곳에선 양성평등과 사회봉사를 중요하게 여기며, 독경 및 예불은 대체로 영어로 하고 있다. 스님들은 주 1회 정기법문을 하며 다른 지방에 가서도 법을 가르친다. 승원 홈페이지(www.sravastiabbey.org)에서는 지역주민과 미국 전역에서 온 쉬라바스티 회원들이 화기애애하게 절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병조림하고 집을 짓고 고치고 풀을 깎으며 삶이 곧 수행임을 몸소 체험하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고 또 쵸드론 스님의 개인 홈페이지(www.thubtencho dron.org)에서는 스님의 다양한 가르침을 접할 수가 있다. 진정한 하나의 공동체로서의 삶, 더불어 사는 삶, 붓다처럼 소박하고 조화롭게 함께 사는 삶이 수행이라고 그들은 배우고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쉬라바스티 승원의 수행자들.

1월 5일에는 3개월간의 금강살타 안거가 시작되었다. 승원에서 머무는 참여자는 7명에 불과하지만 원격수련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52명에 달한다.

양성 평등-사회봉사 지향

각자가 사는 곳에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금강살타 수련을 하여 3개월을 계속하는 원격수련에는 영국 싱가포르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멕시코 미국에서 36명이, 그리고 재소자 16명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재소자들은 쵸드론 스님이 그동안 서신과 방문을 통해 붓다의 가르침으로 이끌어온 다르마친우재단(Dharma Friendship Foundation, DFF) 회원들이다. 쵸드론 스님은 특정한 시간에 미국 전역의 수계 희망 재소자가 감옥에 설치된 스피커폰 전화기를 통해서 법사스님의 지시에 따라 계를 받을 수 있는 통신 수계식을 기획하여 실행하고 있다.

금강살타 안거가 시작되는 날에는 전세계 FPMT(대승불교전통보존재단)를 총괄하는 큰스님인 라마 조파가 손수 와서 금강살타 입문식을 거행했다. 이미 참가자가 넘쳐 입문식은 오래 전에 마감되었고 대기자 명단도 꽤 길다고 한다. 이 입문식을 받은 사람은 일년 내로 긴 만트라를 10만번 염송하는 금강살타 안거를 하거나 또는 하루에 긴 만트라를 21번, 짧은 만트라를 28번 하는 수행을 평생동안 계속해야 한다.

<사진설명>설립자 툽텐 쵸드론 스님

쵸드론 스님은 로스앤젤레스 근처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미국인이다. 그는 현재 서양불교계의 큰 지도자인 카규파의 두 노장비구니인 61세의 텐진 팔모와 68세의 페마 쵸드론의 뒤를 이을만한 훌륭한 승려이다. 1971년 UCLA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여 학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1년 반동안 유럽, 북아프리카, 아시아를 여행한 후 돌아와 교사자격증을 땄고 이후 로스앤젤레스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USC(남캘리포니아대학)의 석사과정에 등록했다.

1975년 라마 예세와 라마 조파가 개최한 명상코스에 참석했다가 그 가르침에 매료된 그녀는 네팔의 코판승원으로 그들을 따라가 공부와 수행을 하였다. 1977년 사미니계를 받고 1986년 대만에서 비구니계를 받은 툽텐 쵸드론은 인도와 네팔에서 달라이 라마, 첸잡 세르콩 린포체 등의 지도를 받으며 공부를 계속했다. 이후 이태리의 라마쫑카파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을 2년간 책임 관장했고, 프랑스의 도르제팔모 승원에서 승려를 위한 3년안거 집중과정을 이수했으며 싱가포르의 아미타바불교센터의 주석스승을 맡기도 했다. 이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불교친우재단(Dharma Friendship Foundation)에서 10년간 주석스승을 했으며 현재도 자문을 맡고 있다.

재소자에게 통신수계도 실시

승원의 주요 결정은 운영위원회가 내리는 쉬라바스티에 쵸드론 스님은 몇 가지 원칙을 세워놓았다. 첫째 쉬라바스티는 부처님 당시대로 소박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행마을로서 사람들에게 사표가 되고 세상에 평화를 보탠다. 둘째 쉬라바스티의 스님들은 보시 받은 음식만을 먹고 가게에서 식품을 사지 않는다. 즉 붓다시대처럼 나가서 탁발을 하진 않아도 원칙은 당시와 같은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친절에 의존해서 살아갈 때 음식에 대한 집착을 끊고 주어진 음식에 만족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또 남의 친절로 생명을 부지하기 때문에 가슴속에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이 생기고, 그런 공양을 받을 자격을 갖기 위해 좀더 계율을 지키고 부지런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는 것이다.

툽텐 쵸드론 스님은 한국의 불자에게 다음과 같이 인사말을 전했다.
“한국의 불자와 수행자들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의 수행하는 모습에 저도 환희심이 납니다. 저희 승원에 방문해 주신다면 언제라도 환영하겠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동일한 스승인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래서 모든 생명들을 유익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 마음속에 지혜와 자비를 닦고 있는 것입니다.”
진우기 〈불교전문번역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