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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현웅·아신 바사바 [br] 계·정·혜 삼학 목표는 깨달음

기자명 법보신문

佛法 핵심은?

<사진설명>아신 아사바 사야도(왼쪽)와 현웅 스님은 '무아'와 '수행법'에 대한 법담을 나눴다.

테라바다엔
그런 것 없다
부처님 닮아가야 증득

참선에서는
깨달음 얻으려면
부처 버려라 강조


성천문화재단 회원은 최근 육조사 선원장 현웅 스님을 지도법사로 미얀마로 성지순례를 떠나 남방불교의 수행 전통이 가장 잘 보존되어 전승되고 있다고 평가 받는 마하시 명상센터를 방문했다. 생전의 마하시 스님은 전 세계에 위파사나 수행을 보급하는데 노력했다. 현재 전 세계에 약 260개의 ‘마하시 명상센터’가 세워져 있다. 그 총본산이 바로 성천문화재단이 방문한 양곤 명상센터이다. 정식 명칭은 ‘MYANMAR YANGON MAHASI VIPASSANA MEDITATION CENTRE’. 현웅 스님과 마하시 창설자의 수제자인 아신 바사바 사야도와 나눈 법담내용을 성천문화재단 김홍근 연구실장(문학박사)이 보내와 게재한다.

마하시 명상센터에는 큰 법당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한 곳에는 수백 명의 미얀마 재가불자들이 이미 입장하여 앉아있고, 붉은 가사를 걸친 승려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법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중이 서 있는 줄이 너무 길어 이곳의 수행 열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 와 있는 외국의 수련자들 중에 한국인도 있다. 지금 양곤의 마하시 명상센터에는 마하시의 직계로 두 분의 주지가 계신데, 한 분은 국내 포교 담당이고 또 한 분은 해외 포교 담당이라고 한다.

<사진설명>미얀마 마하시 명상센터 전경.

우리는 선원을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가 카페트가 깔린 조용한 방으로 안내되었다. 잠시 앉아 있으니 큰스님으로 보이는 분이 나오셨다. 바로 아신 바사바 사야도(Venerable Ashin Vasava Sayadaw)다. 현재 72세로 마하시 창설자의 수제자이다. 먼저 당신이 저술하신 ‘법문집(Dhamma Talk)’을 우리에게 한 권씩 나눠주었다. 책에는 영문과 한국어 번역문이 나란히 적혀있었다. 아신 스님은 2002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웅: 스님은 본인이 경험한 무아를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신: “무아는 수행을 해가면 궁극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번뇌 망상을 다스리고 싶지만 완전히 조복시키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가 나가 아니라는 무아를 느꼈습니다.”

현웅: 깨달음과 무아는 같습니까, 다릅니까?

아신: “무아나 무상이나 고(苦)를 느끼면 모든 현상을 그런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모든 것이 이유가 있어서 일어나고 또 그 결과가 있습니다.”

현웅: 위파사나에서 깨닫는 무아의 성질은 무엇입니까?

아신: “이 세계에 영원한 것이 없기에 나의 몸과 마음 역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아입니다.”

현웅: 스님은 대승불교도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믿습니까?

아신: “한 가족이 같이 살다가 자식이 크면 분가하는 것처럼, 불교도 나뉘어졌습니다. 팔정도와 사념처를 공부한다면 대승불교도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팔정도의 다섯 가지는 수행하면서 관하는 것이고, 세 가지는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을 말합니다. 사념처도 팔정도를 통해 알아집니다.”

현웅: 테라바다(상좌부불교)나 마하야나(대승불교)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아신: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계·정· 혜입니다.”

현웅: 교리는 그렇습니다만 목표는 깨달음에 있습니다.

아신: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탐·진·치 삼독심이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나무를 네 번 자르는 네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현웅: 테라바다의 수행법은 그런 단계를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머무르지 말고 마음을 내라”는 금강경 구절을 어떻게 보십니까?

아신: “원래는 같은 부처님 가르침이 지역에 따라 표현이 다를 수 있겠지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몸이 잡지 못하니 알아차림을 키워서 그것으로 잡는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현웅: 알아차림은 어디서 일어납니까?

아신: “노력, 알아차림, 집중력, 지혜 등의 다섯 가지 바른 길을 길러야 깨달음을 얻습니다. 이것은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들이고, 몸에서 현상이 일어날 때 이 다섯 가지로 관찰합니다.”

현웅: 테라바다 불교는 전통적인 수행법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내가 끊어지는 것’을 경험하니 그때 자연히 팔정도가 나오더군요.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은 뿌리가 없다는 것을 체득한 후 그것들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지요.

아신: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해서 그런 경지에 이르신 겁니다.”

현웅: 우리는 번뇌 망상을 없애려고 하지 않습니다. 살아있으니까 번뇌가 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아신: “여기서 수행하는 방법은 석가 이래의 전통적인 것입니다. 몸의 느낌과 감정 등의 현상을 보면서 알아차리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전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온 분들이 여기서 수행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도 언제든지 오시면 수행하실 수 있습니다.”

현웅: 참선에서는 ‘깨달으려면 네가 알고 있는 부처를 버려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신: “테라바다 불교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부처가 되려면 부처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을 수행해야 합니다. 현재 미얀마에는 어느 정도 깨달은 고승들이 있습니다.”

현웅: 지금 한국에는 위파사나 수행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저에게도 찾아옵니다. 그래서 저도 위빠사나를 잘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번뇌 망상과 싸우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번뇌 망상도 불성과 함께 있다고 믿고, 그렇게 되면 조용해진다고 가르칩니다.

아신: “여기서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미운 마음, 좋은 마음을 관찰하다보면 이런 마음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도록 가르칩니다. 실제로 그런 것을 알게 되면 결국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웅: 저는 위파사나 수행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신: “제가 아는 한국 스님 두 분이 현재 한국에서 위빠사나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웅: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승불교와 상좌부불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나본 한국의 위빠사나 수행 스님들은 너무 수행법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통하면 좋은데, 자기 것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마음을 잘 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불교는 내가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인데, 어디 싸울 자가 있습니까? 서로 마음을 열고 탁마해가면 좋을 것입니다. 앞으로 위파사나 명상을 배우러 오는 한국 스님들에게 참선법도 부처님 가르침이니까 미워하지 말라고 해주십시오. (웃음)

아신: “그것은 개인의 문제입니다. (역시 웃음) 개인의 취향이나 성격 때문이겠지요. 저도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미국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법문한 적도 있습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수행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모든 수행은 겸손해지자는 것인데, 그 때문에 사람이 좁아지면 안 되지요.”

현웅: 무아란 ‘내가 나를 세우자마자 무너지는 것’이라고 저는 가르칩니다.

아신: “무아를 스스로 깨닫기 위해서는 먼저 몸이 나가 아니란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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