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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경관 간직한[br]美 최고 禪 수행도량

기자명 법보신문

미국 선산승원(Zen Mountain Monastery)

<사진설명>미국 트렘페 산자락에 자리잡은 선산승원은 수행자들이 자연 속에서 참나를 찾아가도록 이끌고 있다.

미국 뉴욕 시에서 북쪽으로 2시간 30분을 달리면 캣스킬 산맥이 나온다. 본래부터 인디언의 영성과 가톨릭의 기도로 성스럽던 이곳에 10여년전부터 하나둘씩 불교센터와 절이 들어서기 시작하여 한때 러시아 벨트(Borscht Belt)라고 불리던 캣스킬 지역은 이제 불교 벨트라고 불리고 있고 이 지역 호텔들은 거의가 명상 수련장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트렘퍼 산자락에 유서깊은 선불교의 선원이 하나 자리하고 있으니 바로 선산(禪山)승원이다. 미국 내에 전통적인 승가를 찾노라면 그 첫손가락에 선산승원이 꼽힌다. 이곳에선 장기간 정진이 가능하고, 승가와 재가가 고루 수행할 수 있다.

28만평에 150명 정진

뉴욕주에서도 빼어나게 아름다운 두 개의 수로인 비버킬강과 에소퍼스강이 승원을 감싸 안으며 흐르고 자연보호구역과 인접해있는 28만평의 대지는 수행자들에게 자연을 관조하며 정적에 잠기게 한다. 20세기 초에 노르웨이 장인이 수작업으로 마무리한 장엄하고 아름다운 본 건물은 이곳 트렘퍼 산에서 직접 채취한 청회색 사암과 오크나무를 사용하여 지은 4층 건물로서 1994년에 연방정부와 뉴욕주정부에서 역사유적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150명이 참선할 수 있는 선방과 안거 공간, 거주 수행자와 방문 수행자의 숙소, 식당, 사무실, 도서실, 미디어 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또 일본식 다실과 묘지, 채소밭과 정원, 그리고 여러 채의 캐빈과 거주 수행자를 위한 암자도 있다.

마에즈미 타이잔(Taizan Maezumi) 노사의 열두 법제자중 하나인 존 다이도 루리(John Daido Loori, 1940~ )선사가 1980년 설립한 선산승원은 그가 설립한 산수종(Mountains and Rivers Order)의 본산이기도 하다. 바른 행인 정업(正業)을 강조하는 다이도선사가 발행하는 불교잡지 「산중록(山中錄 Mountain Record)」에는 정부에서 무기구매에 사용하는 비율만큼의 세금을 제한 나머지만을 납부하는 아잇켄 선사와 이와 비슷한 불교계 인사들의 바른 행을 자주 싣고 있다. 그는 또 오래 전부터 컴퓨터에 산수종의 모든 말사와 회원들에 관한 정보를 입력해놓고 모든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만날 수 있도록 사이버승가를 만들었으며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대한 불교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해놓았다.

대부분 서양 불교 지도층이 엘리트 출신임에 반해 그는 뉴저지의 빈민굴에서 태어난 블루칼라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주위사람과 몸으로 부딪치며 사는 생활에 익숙해졌고 또 해군 복무로 흙에서 익힌 강인함도 키웠고 게다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대하는 시각과 자세도 키웠기에 그는 미국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상적인 교사의 자질을 갖추었다. 리처드 베이커 선사가 귀족적인 외모, 현학적 지식과 고급한 라이프스타일로 사람들에게 존경심과 외경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면 다이도선사는 푸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모습에 지식과 행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박한 스승인 것이다.

다이도선사는 재소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 시작은 뉴욕 주 그린해븐 시에 위치한 중형자 수감원의 수감자로부터 어느 날 도착한 편지 한 통에서 비롯되었다. 좌선을 배우고 싶다는 그 수감자를 위해 그는 희망자를 모아 좌선그룹을 만들겠다고 교도소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그런데 불교는 쿵푸같은 무술이라고 알고 있던 그들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하지만 그 수감자는 거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을 뉴욕법원에 호소했고, 1년 후 나온 판결문에서는, ‘불교는 뉴욕주 감옥내에서 인정받는 종교 체제이다’라고 명시를 했다. 그래서 교도소 내에 연꽃선방(Lotus Flower Zendo)이 생기게 되었다. 재소자들은 정기적으로 다이도선사에게 지도를 받을 뿐만 아니라 출감 후에는 선산승원에 와서 원하는만큼 머물다 갈 수도 있다. 사회에 나와 다시 적응하고 정착할 때까지 많은 어려움과 흔들림을 겪는 재소자의 현실을 생각할 때 선산승원의 애프터케어 프로그램은 자못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또한 사이버승가를 통해서 편지를 주고받고 불교수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우미를 하나씩 배정받은 재소자는 1000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28만평 규모의 선산승원에는 150여명이 정진하고 있다.

선산승원에서는 명상과 문화를 접목한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명상과 사진을 접목한 수련회가 있는데 그 표어는 ‘순진무구한 눈으로 보라’는 것이다. 승원장이 직접 지도하는 이 5박6일 수련회에서는 청정한 눈으로 온전히 보는 것을 수련하기 위해 명상을 하고 야생으로 직접 나가 촬영실습을 한다. 또 하나 6박7일의 ‘야생에서 살아남기’ 수련회가 있다. 그는 수련자들을 야생의 급류와 산악지역으로 직접 데리고 나가 살아남기 위한 기술을 가르칠 뿐만 아니라 아침 저녁에는 자연속에 고요히 원형으로 앉아 명상을 하도록 이끈다. 승원장이 직접 지도하는 서바이벌 기술은 이곳 선상승원 말고는 아무데도 없을 것이다.

‘서바이벌’등 이색 수행도

이곳에선 매주 일요일 오전과 수요일 저녁에 참선 실습과 승원 및 수행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일단 이런 실습을 거친 사람은 주중에 이루어지는 참선에도 참석할 수 있다. 매달 1번의 집중수련회가 있다. 참선을 하지 않고 승원을 둘러보고 싶은 사람은 지정된 일요일에 안내자를 따라 승원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매달 말에는 6박7일의 수련회가 열리며 또 2박3일의 참선 입문수련회도 매달 열리고 있다.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점심때까지 계속되는 주말수련회도 자주 열린다. 도겐 선사의 정법안장 집중수련도 연 2회 열리고 또 기공, 활쏘기의 도 같은 코스도 제공되고 있다. 또 젠키드(Zen Kids) 프로그램은 한 달에 한번 일요일 오전 3시간동안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자연을 탐사하고 돌아와서 그를 음악이나 시, 그림으로 표현하며 내면과 외면의 대화를 해보며 불교 정신도 익히고 승원과 친해지는 시간이다. 젠틴(Zen Teen) 프로그램은 기초명상과 불교역사, 약간의 만트라와 예불을 가르친다.

이곳에는 다이도선사 외에도 부승원장이며 플로리다대학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비구니 트리스(Bonnie Myotai Treace) 스님, 뉴욕주립대학에서 음악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이곳에서 수행지도 및 총무일을 보는 슈겐(Geoffrey Shugen Arnold) 스님이 주석하며, 그밖에 3명의 중견스님과 6~7명의 스님들이 있다.
진우기〈불교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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