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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 사명대사 벽화 “일본 상륙모습 아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5.03.09 15:00
  • 댓글 0
조영록 교수, 충청대 박물관팀 주장에 반박
“복식-기와양식 등은 조선의 것”근거로 제시


<사진설명>지난 2월 25일 충청대 박물관팀이 제천 신륵사에서 발견한 '사명대사행일본지도'

최근 제천 신륵사 극락전에서 발견된 ‘사명대사행일본지도(泗溟大師行日本之圖)’라는 벽화가 “사명대사가 일본을 방문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 아닌 일본을 향하기 직전 조선에서의 행렬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월 25일 충청대 박물관(관장 장준식)은 제천 신륵사의 단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 전후(戰後) 교섭대표로 일본을 방문한 사명대사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벽화는 가로 17.4m, 세로 8m 크기로 왼쪽 상단에 ‘사명대사행일본지도’라는 글씨가 씌어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명대사의 방일 관련 그림은 경남 밀양시 표충사의 8폭짜리 병풍 그림이 유일했다. 특히 박물관측은 “이 벽화에는 사명대사가 가마를 타고 있고 일본인으로 보이는 100여명이 앞뒤로 호위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라며 “이는 임진왜란 때 승병장이었던 사명대사가 강화정사로 일본을 방문한 당시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명당기념사업회 조영록 교수(동국대 명예교수)는 “‘사명대사행일본지도’ 벽화는 사명대사가 일본에 상륙한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탐적사(探賊使)라는 소임을 받은 사명대사가 일본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가 벽화의 배경이 일본이 아니라 조선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 우선 벽화에서 사명대사가 타고 있는 가마를 중심으로 앞뒤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복식이 일본인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표충사 박물관에 소장중인 ‘사명대사 일본상륙행렬도’ 병풍 그림에 나타난 일본인 복식과는 현격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또 벽화 우측 중앙부에 사명대사 행렬을 구경하는 여인이 머리에 댕기를 묶고 있다는 점도 조 교수는 주장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여인이 머리에 댕기를 묶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있었을 뿐 일본 여인은 머리에 댕기를 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벽화의 왼쪽 상단에 그려져 있는 성(城)과 그 안에 있는 기와집 지붕의 모습이 일본의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본에는 성을 건축할 때 담을 별도로 축성하지 않으며 기와 집의 지붕 모습도 전형적인 조선시대 기와 지붕양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충청대 장준식 박물관장은 “사명대사의 행렬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향하고 있고 성을 향해 들어가고 있는 모습의 그림”이라며 “만약 조선에서 떠나는 모습이라면 성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장 관장은 “이 그림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조선인의 복식이라는 점은 일정부분 인정이 된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지난 2월 25일 충청대 박물관팀이 제천 신륵사에서 발견한 ‘사명대사행일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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