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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임(保任)은 무엇이고 왜 하나요?

기자명 법보신문

삼독심의 오랜 습성 없애는 과정

Q : 보임(保任)이란 무엇이고 왜 하는 건가요?

A : 보임(保任)은 보호하고 맡긴다는 뜻입니다. 돈오를 얻은 사람이 일상사에서 혹시라도 마음이 유혹될까 조심하여 자성을 보호하는 것이고, 또한 행하고 일하고 걷는 것 등을 자성불에게 믿고 내 맡기면서 부처의 행을 익히는 것입니다.

원오(圓悟) 스님은 『심요(心要)』에서 ‘심(心)중에 한 물건도 남아있지 않으면 바로 목석과 같은 무심인(無心人)이 된 듯하여, 우치하고 둔한 것과 같아서 특별한 알음알이를 내지 않는다. 이렇게 기르고 길러서 생사를 관하되 심히 일없는 한가로운 것과 같아 문득 조주, 남전, 덕산, 임제와 더불어 동일한 견지에 서야 되니, 간절히 스스로 보임(保任)하여 이 무생무위(無生無爲)의 대안락한 경지에 머물도록 해야 하느니라.’ 라고 말하였습니다.

대혜 스님은 누추밀(樓樞密)에게 답서하는 내용에서 증상만(增上慢)을 버렸다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아야 가히 역량이 있는 자라 하면서 ‘이상 설한 바는 모두 본인이 평소에 경험한 바이며, 지금 일상사에 또한 이와 같이 수행하노라.(已上所說 都是妙喜 平昔經歷過底 卽今日用 亦如此修行 )’고 하였습니다.

중국 초창기 선법은 먼저 자성이 부처임을 깨닫고 그것에 의지하여 부처의 행을 익혀 가는 선법이었습니다. 따라서 선지식의 말끝에 깨달음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을 뿐 다시 부처가 되기 위하여 닦는 자들은 비판하였습니다. 다만 자성을 깨달은 자는 부처의 행을 수행하라(修行佛行)고 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후대 송나라 선불교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여러 선사들이 조사의 화두를 타파하여야 깨달음이라는 관문을 세웠으므로, 설사 선사의 말끝에 깨달았다 하여도 각종 조사들의 격외구나 대담을 이해하지 못하면 도(道)의 세계를 모르는 것이므로 깨달은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화두 수행하여 조사의 관문을 타파할 때까지 수행해 갈 것을 권하였던 원오 스님은 설사 사람이 자성을 깨달았다 하여도 그것은 완전한 단계가 아니다. 그것은 아직 어린 새가 막 세상에 나온 것과 같으니 마음이 철저히 무심(無心)에 들어가 한 점의 물건도 남아있지 않도록 보임수행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것은 사람이라는 보편적인 관점에서 살펴 볼 때 매우 합리적이고 사실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수많은 세월을 거치면서 탐진치 3독에 중독된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깨달음이라는 한 번의 대오각성으로 그 습성을 다 제거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아무리 깨달은 자라 하여도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사를 겪으면서 부동(不動)하지 못하고 내부에 미미한 흔들림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 깨달음과 행이 일치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깨달음에 안주하지 말고 삶이 곧 무심 수행이 되어서 요요부동(寥寥不動)의 길을 가야 합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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