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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은 사람은 업보를 받지 않나요?

기자명 법보신문

윤회는 없지만 현생에는 업에 구속

Q : 깨달은 사람은 업보를 받지 않나요?

A : 흔히 말하길 불교는 생사를 벗어나기 위해서 수행한다고 말합니다. 실제 부처님이나 옛 선사들은 깨달으면 생사윤회를 벗어난다고 누차 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깨달은 사람들은 과연 전생 업보를 받지 않을까 하는 것도 궁금한 사항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답을 먼저 하자면 ‘깨달은 사람들은 업보를 받지 않는다’ 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다음 생에 한해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 전생에 지은 업보가 금생에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깨달은 사람은 미래에는 윤회하지 않으므로 업보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나의 몸과 환경은 이미 전생의 어떤 행위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깨달은 사람이라 하여도 업보를 받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깨달음을 얻었던 석가모니 부처님도 업보와 관련된 3가지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제바달타의 반역입니다. 제바달타는 전생에 부처님의 친구였는데 함께 남의 집에 도둑질을 하러 들어갔다가 친구가 붙잡히게 되자 그 친구의 목을 잘라 도망을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과거 행적으로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었어도 전생의 친구가 환생한 제바달타에게 세 번이나 죽임을 당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한 때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궁했을 때 부처님은 제자들을 다 흩어 보내고 아란존자와 둘이서 석달간 말이 먹는 보릿가루를 먹으며 지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역시 전생에 남을 비방하는 말을 했던 과보가 남아있어서 겪었던 일이었습니다.(興起行經)

세 번째는 길을 가다가 큰 가시를 밟아 발등까지 뚫고 나오는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또한 전생에 친구와 섬으로 보물을 찾으러 갔다가 친구의 허벅지를 칼로 찔러 바다에 떨어뜨려 죽게 하였던 행위 때문이었습니다. 부처님은 그 과보로 수많은 생을 험악한 고통을 받았고, 금생에도 가시에 찔리게 되었다고 직접 말씀하였습니다.(興起行經)

이 외에 도를 깨달아 붓다가 되었던 옛 선사들 중에도 업보를 받아 단명하거나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더러 있는데, 승찬 스님은 도를 깨닫는 순간 문둥병을 고치는 기적을 만났으므로 이것은 좋아졌던 사례이고, 영가 현각 스님은 육조 혜능 스님의 단발의 가르침으로 깨달음을 얻었으나 39세에 죽었으니 짧은 생에를 살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실증사례들을 볼 때에 도를 깨달은 부처님이나 선사들도 전생의 과보는 피하기 어려웠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 수행할 경우 과보가 줄어들거나 없어진 사례도 많이 있으나 피해갈 수 없는 전생의 큰 사건은 그대로 받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백장야호(百丈野狐)의 화두에서 보듯이 깨달은 사람들은 통상 업보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 선문(禪門) 정설입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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