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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파사나 수행 조계향 씨 하

기자명 법보신문
집중정진 후 큰 진전…잠잘 때도 觀
수행하며 가정화목…대자유인이 꿈


다른 여러 일정이 있어 바쁘신 와중에도 붓다락키타 스님은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각각 1시간 30분씩 법문해 주시며 정성을 다 해 수행 지도를 해 주셨다. 처음엔 몸에 붙지 않아서 그런지 중노동하다 몸살 하는 것처럼 몸이 축 늘어지고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프고 했는데 십 여일이 지나자 점점 나아지더니 나중에는 앉아서 잠깐 눈 감고 있으면 누워서 잠자는 것보다 몸이 더 빨리 풀렸다.

선원에서는 하루 1시간 30분씩 하는 수행이었지만 스님의 법문을 듣고 꾸준히 해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속도가 붙는 것 같았다. 그러나 늘 날마다 진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며칠씩 똑같은 것만 관찰되어지기도 하고 그럴 때는 답답하고 늘 새롭고 미세하게 느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일어남을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경행시에 매 순간 순간 움직임 다음에 정지가 크게 보였다. 수학자 제논이 ‘나는 화살은 정지 상태에 있다’라는 말을 이해는 하고 있었지만 내 몸을 통해 확인하는 건 처음이었다. 멈추어 있는 화살에 시위를 당긴 힘이 작용해 찰나찰나 밀어 움직이게 하듯 화살을 활시위에서 떠나보낸 그 힘과 의도하는 마음은 같은 거라는 걸 알았다. ‘의도하는 마음이 업이 된다는 건 그래서구나, 그렇다면 의도하지 않는 마음은 어떤 것을 이르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임종 전 맨 마지막에 남는 의식이 재생의식으로 연결된다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 ‘하루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잠 관찰을 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

늘 순식간에 잠이 와서 아침에 일어나 보면 언제 잠이 들었었지 싶었는데 딱 한번 성공한 적이 있었다.

새벽에 잠깐 일어났다가 책보고 좌선 좀 하다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평상시와는 다르게 뭔가 묵직한 게 빠르게 오고 있었다. 사띠(알아차림)를 두고 지켜보니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만큼 안개와는 다른 미끈한 것이 물컹하고 온 몸에 삽시간에 퍼졌다. 마치 한 순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듯이 말이다.

그러고 나서는 잠들지도 그렇다고 잠이 안든 것도 아닌 그런 상태에서 그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 까지….

법문을 들으며 또 수행을 통해서 하나씩 열려지고 알아가는 기쁨을 안고 동안거를 마쳤다.
동안거를 하는 동안 참 많은 은혜를 입은 것 같다.

몸과 마음의 기력이 다하여 꺼져가는 촛불처럼 흔들리던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 안정을 유지하고 평온해졌다. 그러자 내 바깥세상이 그에 알맞게 반응해왔다. 우선은 나와 관계를 맺은 가족들이 편해지고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나를 아는 이들은 나를 보면 편해진다고들 했다. 작은 변화이지만 내게는 큰 변화였다.

또 하나의 은혜는 삶의 방향이 더욱더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또 수행을 통해서 존재의 본질이 무상, 고, 무아라는 것을 알고 확인했으니 매사 모양과 형태로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법의 성품과 본질을 보고자 할 것이다.

또한 스님께서 말씀하신 10가지 족쇄에서 벗어나 남은 생과 앞으로의 삶은 대 자유인이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싶다.


신나는 독서학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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