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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실태조사 - 불교 호스피스 침체, 왜 문제인가

환자 개종 이어 가족까지 기독교행

불자 환자 위한 불교시설 없어

“스님들 무관심” … 개종 불가피




임종을 앞 둔 불자들이 타종교 호스피스 봉사자들로 인해 개종을 하고 그 가족들까지도 개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폐암 투병 중이던 불자 코미디언 이주일(61) 씨가 안수 기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병상을 지켜주던 개신교 신자인 후배의 권유로 개신교로 개종하기로 한 것이다. 안수기도를 해 주기로 한 오류동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는 “분당 의 이씨 자택에서 신앙고백을 듣고 정식으로 세례식을 거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씨를 방문한 불교계 인사들이 있었으나 기독교 봉사자들과 같이 지속적이지 못했던 점이 이씨의 개종을 막지 못했다.

이씨의 경우처럼 불자환자가 기독교인 자원봉사를 받고 개종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타종교 호스피스 관계자들은 “종교를 초월해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 하지만 은연중에 선교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또 “봉사자의 헌신적인 도움에 감화 돼 개종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호스피스는 병자의 임종후에도 ‘사별관리’ 프로그램이 있어 후유증에 고통을 겪는 가족들까지도 관리해주기 때문에 임종자가 개종을 하게되면 가족들도 거의 종교를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개신교계 유수의 호스피스단체 교육간사는 “환자의 개종은 100% 가족개종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같은 원인은 우선 불교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기독교가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일단 병원수에 있어서 불교계병원 수에 비교해서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카톨릭신문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중앙협의회가 관할하는 병원은 종합병원 20개, 의료연구소 13개, 의원급 병원 13 곳 등 모두 46곳이고, 비공식적인 천주교계 병원까지 감안한다면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개신교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많다.

기독교연합신문 의료팀 관계자는 “종합병원만 30여개에 달하고 의원은 워낙 많기 때문에 집계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불교계 병원은 동국대 한방병원을 포함해 5곳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한가지 불교계호스피스 교육단체 역시 많지 않아 8곳 정도로 전국 약 80여곳의 1/10 수준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스님들까지 타종교 단체에서 호스피스 교육을 받기도 하는 실정이다.

1회 교육시 배출되는 봉사자 수에 있어서도 개신교계의 샘물 호스피스의 경우 1000여명에 육박하는데 비해 불교계는 평균 20여명 정도이고 요즘은 그나마도 줄고 있는 상황에 있다.

올 12월 개원 예정인 동국대 일산병원도 타종교 호스피스봉사자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천주교계 한 병원에 입원한 어느 불자의 경우 병원측에서 불교호스피스를 연결해 주려해도 구하기가 어렵고 환자 자신도 “스님들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타종교봉사자에게 서비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천주교 성직자에게 호스피스케어를 받던 춘천의 한 불자는 뒤늦게 찾아간 스님에게 눈물을 흘리며 “불교계는 왜 이리 실천에 인색하냐”고 원망을 했다고 한다. 환자를 위탁하는 경비에 있어서도 타종교 호스피스의 경우는 무료인 경우가 많은 반면 불교계는 비용이 너무 비싸 이용 자체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호스피스 활동으로 인한 불자들의 개종사례는 점점 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의견이다. 85년 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혜도 스님은 “천주교의 경우처럼 교구단위로 봉사요원을 조직화해야 한다며 종단과 스님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불교는 백제시대부터 임종관련 봉사를 시작했고, 부산 범어사에는 열반전 이라는 임종을 맞이하는 공간까지 두었었다”며 “불교 사상이나 교리를 호스피스 교과목에 접목하면 훌륭한 교육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우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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