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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과 有一∼確坊 해설

기자명 지묵 스님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無’는 중국불교가 선호해 선종 핵심으로 자리매김”



우선 내용의 깊고 낮음과 단순과 강조의 표현 방법을 살펴본다.

* 갑(甲) : 무소유란 것이 있다.

* 을(乙) : 무소유다.

갑(甲)에서는 무소유를 가졌기 때문에 무소유가 아니다.

* 갑(甲) :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다.

* 을(乙) : (깨달았다는 생각이 없다.)

갑(甲)에서는 깨달음을 소유하였기 때문에 무념(無念) 무상(無相) 무주(無住)의 근본 정신에서 보면 깨달음이 아니다. 이상은 내용의 깊고 낮음의 표현 방법이다.

* 갑(甲) : 부처의 성품은 청정하다.

* 을(乙) : 본래 무일물(無一物)이다.

갑(甲)에서는 부처의 성품은 청정하다, 일체가 다 공이다, 하여 일체개공(一切皆空)을 단순하게 긍정 표현 방법을 쓰고 있고, 을(乙)에서는 본래 무일물(無一物)이라고 강조하여 부정 표현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노자(老子)의 근본사상 이 무(無)인 것처럼, 중국 사람의 전래 사고방식은, 인도 사람의 청정이나 공(空) 사상보다는 무(無) 쪽을 더 좋아한다는 점이다. 뒤에 전개되는 무념(無念) 무상(無相) 무주(無住)의 단경 근본 정신이 본래 무일물(本來無一物)과도 일치함에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 돈황본

보리 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 역비대(明鏡亦無臺) 환한 거울 역시 경대(鏡臺)가 없는 것,

불성 상청정(佛性常淸淨) 부처의 성품은 항상 청정하거니

하처 야진애(何處有塵埃) 어느 곳 먼지와 티끌 앉을 자리 있으랴?

* 흥성사본

보리 본무수(菩提本無樹)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명경 역비대(明鏡亦無臺) 환한 거울 역시 경대(鏡臺)가 없는 것

본래 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니

하처 야진애(何處有塵埃) 어느 곳 먼지와 티끌 앉을 자리 있으랴?

돈황본 보다 시대가 훨씬 뒤떨어진 흥성사본에는 불성 상청정(佛性常淸淨) 구절이 빠지고 유명한 본래 무일물(本來無一物) 구절이 들어 있다. 돈황본에는 없는 본래 무일물 구절이 왜 세월이 흘러서 나중에 끼어 들어갔을까?

단경 연구가 필빕 비. 얌폴스키 씨는 말한다.

황벽(黃檗, ? ∼850, 혹은 849, 855) 스님의 전심법요(傳心法要)에 본래 무일물이란 구절이 나온다. 본래 무일물은 당대 선사의 법문에 자주 인용되어 송대 이후까지 전해진다. 단경은 그때까지 필사본으로 전해지고 출판되지는 않았고, 선사의 본래 무일물 구절의 사용이 차츰 줄어들었을 때였는데, 육조단경이 개정 보완되면서 단경의 주제로 본래 무일물 구절이 끼어 들어갔던 것이다.

* 갑(甲) : 불성 상청정(佛性常淸淨) 부처의 성품은 항상 청정무구하거니

* 을(乙) : 본래 무일물(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거니

이 두 구절은 실제로 반야의 큰 지혜 입장에서 보면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본래(本來) 자성 청정(自性淸淨)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자성 청정(自性淸淨)이다. 만법(萬法)은 모두 공(空)이기 때문에 본래부터 청정하다.

둘째는, 이구청정(離垢淸淨)이다. 수행을 통해 번뇌의 때를 깨끗이 씻어서 청정하다.

여기서 첫째의 뜻은 본래 무일물(本來無一物)의 뜻과 일치한다.

인도에서 출발한 반야(般若)의 큰 지혜는 중국에 와서 무(無)로써 철저하게 부정을 전개한 대승 불교 특히 선종(禪宗)의 핵심 사상의 하나로 자리잡는다.



송광사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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