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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오돈수와 돈오점수란 무엇인가요?

기자명 법보신문

깨달음 뒤 닦음의 유무에 대한 견해차

Q : 돈오돈수와 돈오점수란 무엇인가요?

A : 돈오돈수(頓悟頓修)라는 말은 깨닫는 순간 닦는 것도 마친다는 말이고, 돈오점수(頓悟漸修)는 깨닫기는 하였으나 더 닦아서 완벽하게 해야 할 깨달음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당나라 때 화엄의 대가였던 청량 스님과 그 제자인 규봉 스님이 한 말입니다.

규봉 스님은 한 때 선사를 모시고 짧게 수행한 적은 있었으나 그후 『원각경』을 보고 크게 깨달음을 얻었으므로 평생 『원각경』과 『화엄경』을 연구하고 강의한 교학자였습니다. 그런 규봉 스님이 『화엄경』의 신해행증(信解行證)의 논리에 맞추어 깨달음에 대하여 돈점이론을 전개한 것이므로 돈오돈수나 돈오점수 등은 교가(敎家)에는 해당되겠으나 선가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론입니다.

규봉 스님은 수행하여 깨닫는 데에는 먼저 닦은 후에 깨닫는 선수후오(先修後悟)가 있고 먼저 깨달은 뒤에 닦는 선오후수(先悟後水)가 있다고 하면서 선수후오라면 증오(證悟)라고 말할 수 있으나 선오후수라면 그것은 알음알이로 깨달은 해오(解悟)라고 말하였습니다.

또 닦음과 깨달음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돈오돈수에 대해서도 닦지 않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해오(解悟)라고 말하였습니다. 따라서 돈오돈수나 돈오점수를 막론하고 닦지 않고 언하에 깨달은 것이라면 그것은 해오이고 아직 미숙한 깨달음이라는 것입니다.

규봉 스님은 돈오(頓悟)에 대하여 전통 선사들과 다른 뜻으로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전통선법은 중생은 원래 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깨달으면 바로 부처라는 것을 전제하고 설법하였습니다. 따라서 선사의 말끝에 깨달아도 완전한 깨달음이요, 부처가 된 것이므로 즉시 부처의 행을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전통 선가에서 쓰는 돈오(頓悟)라는 말도 그 자체에 이미 ‘깨달은 사람은 닦음도 마친다(悟人頓修)’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말입니다. 즉, 우리의 자성은 원래 때묻음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성을 깨달으면(頓悟) 바로 부처이지 다시 부처가 되기 위하여 또 닦는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규봉 스님은 심성을 닦아야 할 물건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통 선가는 정말로 깨달았는가에 대한 사항이 점검의 대상이고 중요할 뿐이지 일단 깨달았다면 그 과정에서 수증(修證)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았고, 한번 깨달으면 그것으로 완전한 깨달음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아울러 깨달으면 닦음도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돈수(頓修)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돈오만을 말할 뿐 돈오돈수니 돈오점수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육조스님 이후에 보임(保任)이라는 말이 보이지만 이것은 깨달은 자가 부처의 행을 하는데 혹시라도 실수가 있지 않을까 조심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 부처가 되기 위하여 닦는다는 점수(漸修)의 뜻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무불선원 선원장
(cafe.daum.net/mubuls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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