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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간화선 정체성 찾기'착수

'이대론 박물관行'위기감…체계화 박차

조계종이 간화선 바로세우기에 나선다.

선종을 표방하는 조계종의 대표적 수행법으로 꼽히는 간화선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이 연내에 (가칭) '수행체계 연구 실무위원회'를 구성, 수행체계 확립을 통한 선풍 정착 및 확산에 나선다. 조계종의 수행체계 연구는 최근 선우논강에서 그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수행체계 확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조계종의 수행체계 연구 착수 배경에는 교계 안팎의 필요성 제기와 함께 '간화선이 근본적인 수행법임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내부 자성론과 '이대로 가다간 간화선이 박물관에나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조계종이 종단차원의 수행체계 연구를 시작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느끼는 데는 간화선을 외면하고 여타 수행법을 찾는 스님과 불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는 현상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법당·시민선방 등에서 '화두'를 들고 참선수행에 정진하던 불자들이 선 수행에 만족을 느끼지 못한 채 아봐타, 마음수련 등 단기간에 수행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른바 제3수행을 찾아 떠나고 있고, 조계종 스님들을 비롯해 여타 종단의 많은 스님들까지 화두를 내려놓고 이들 제3수행과 또 다른 수행법을 찾는 현실을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때문이라는 것.

종단과 선학 연구가들은 공통적으로 '선 수행에 따른 성취도를 점검해 줄 선지식이 절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간화선 수행의 핵심인 의단(疑團) 형성을 위한 초기단계의 수행체계가 빈약하기 때문에 수행의 목표를 성취하기가 어려운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간화선 외면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또 '확고한 교학과 계율의 바탕 없이 수행이 진행되면서 깨달음의 도구화 및 대상화로 빠질 우려가 있다'고 현재의 간화선 수행이 갖는 맹점을 지적한다. 또한 통불교를 주창하면서 기도, 주력, 사경, 참회 등의 각종 신앙형태와 수행법이 혼재 되었고, 염불선을 비롯한 각종 수행법과도 상호 보완성이 없는 점 또한 조계종이 대표적 수행법으로 제시하는 간화선이 그 정체성을 잃어가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조계종단을 비롯해 백양사 참사람 수행원 등 간화선 수행체계 확립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불교적 가치관과 세계관 정립 및 교육, 종지 및 수행이론의 재정립, 간화선 체계 정비와 여타 수행법과의 관계 정립, 재가 전문수행가를 위한 수행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선지식이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 조계종이 선 수행의 백미로 꼽는 간화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길은 수행체계를 바로세우는 것뿐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심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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