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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니 보살입니다”

기자명 법보신문
  • 수행
  • 입력 2005.05.13 15:00
  • 댓글 0

장애에 대한 편견 없애기
반야원 자원봉사자 보현회

“너와 내가 둘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남에게 배푼다기보다는 오히려 큰 공부를 하는 셈이지요.”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요양시설 반야원(원장 수형 스님)에는 매주 금요일이면 나타나는 보현보살들이 있다. 반야원이 정식 개원한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여간 궂은일을 자처하는 일곱 보살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나타나 반야원 법당에 모여 예불을 올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보현회’로 불리는 이들의 첫 모임은 10년 도반의 두 보살로 시작됐다. 두 보살은 세탁도우미를 모집한다는 지역 정보지의 안내를 보고 직접 반야원을 찾았다. 하지만 과연 자신들이 장애인들에서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걱정도 잠시 해맑은 모습으로 반갑게 맞아주는 반야원 가족들을 대면하며 ‘내 인생을 회향할 도량’으로 마음에 점을 찍었다.

이후 세탁 봉사는 물론 원생들을 위한 원예치료, 야외 행사 도우미, 반야원 청소, 연등 제작 등 일손을 필요로 하면 무엇이든 동참했다. 이후 서너 명의 도반들이 마음을 더했고, 현재는 일곱 명의 보살들이 한마음으로 장애에 대한 편견 없는 불국토를 만들고 있다.

반야원에는 현재 10살 어린이부터 60대의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의 중증장애인 38명이 생활하고 있다. 보현회 회원들이 다양한 연령과 장애를 가진 원생들에게 처음부터 쉽게 적응했던 것은 아니었다. 원예치료 도우미로 나섰다가 오히려 멀쩡한 화초를 뽑기도 하고 물놀이 행사에서 남자 원생들을 보조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고. 그러나 ‘봉사’가 아닌 ‘가족’이라는 생각이 이제는 무슨 일도 척척 해내는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

한사코 자신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거부한 이들은 “장애인과 내가 결코 다르지 않으며 똑같이 불성을 지닌 존재”라며 “오히려 장애인들의 맑고 순수한 마음이 아집(我執)을 버리게 만든다”고 말했다.

반야원은 현재 장애인 전용 재활병원과 사찰 불사를 추진 중이다. 보현회는 사찰이 건립되면 그곳에서 불교 공부를 이어갈 계획이다. ‘인연되는 날까지 정진하고 실천하자’고 발원한 보현회 보현보살들의 미소가 더욱 환하고 아름답게 빛났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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