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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傅拂袖

기자명 법보신문
왕태부가 초경사에 들어가 보니 스님들이 차를 내고 있었다.
이 때 명초와 함께 차 끓이는 그릇을 붙잡고 있던 낭상좌가 차 그릇을 뒤집어버렸다. 이를 본 태부가 상좌에게 물었다.“차 끓이는 화로 밑에 무엇이 있습니까?”
낭상좌가 말했다. “화로를 받는 신이 있습니다.”
“화로를 받드는 신이 왜 차 그릇을 엎어버렸습니까?”
“오랜 동안의 벼슬살이 하루아침에 쫓겨났습니다.”
이에 태부는 소매를 떨치고 나갔다.
명초가 말했다. “낭상좌는 초경사의 밥을 먹고도 도리어 강 건너편에 떼지어 시끄럽구나.”
“스님께서는 어떠하십니까?” “귀신에게 당했다.”

이에 설두 스님이 말했다.
“명초가 말을 하자마자 차 달이는 화로를 뒤엎어버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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