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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불광산사 전 주지 심 정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진정한 게놈 프로젝터는 우리 자신

개인의 생각-지혜는 전생부터 쌓아온 것
복제인간도 업-인연 따라 마음-성격 달라


대만 불광산사 전 주지 심정 스님은 5월 24일 부산 홍법사에서 ‘게놈 프로젝트와 불교’라는 주제로 법문을 했다. 5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법회에서 심정 스님은 “마음을 다스려야 다음 생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문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오늘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게놈 프로젝트와 윤리에 대한 것입니다.

동물에게서 간이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그다지 반대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런 행위나 연구에 대해서 인도적이지 못한 행위라고 반대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시대적으로 필요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현재 동물들의 기관이 인간의 기관과 흡사하기 때문에 인간을 복제하는 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인간 복제에 대해 미국 대통령인 부시는 반대한다며 ‘불가 명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유전자 조작 교리위배 안돼

천주교나 기독교 같은 종교 단체에서는 하느님이 창조한 교리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인간 복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을 복제하는 것은 돌연변이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인연이 생하고 인연이 멸하는 것으로 불교의 교리에는 기본적으로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적인 이론으로 봤을 때 세계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접하는 모든 것은 두 가지 이상의 조건과 관계, 인연이 종합해서 생성 됩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인연이 생한다고 표현합니다.

인간 복제를 예로 든다면 남자의 세포와 여자의 세포를 결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 개체세포도 배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자의 DNA와 여자의 세포를 결합한 줄기세포를 여성의 자궁 안에 착상시키고 이를 배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이상의 세포와 적당한 성장 공간과 환경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렇기 때문에 인연이 생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을 통한 인간복제는 불교 이론에 결코 벗어나는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 양이나 소를 복제할 수 있고 인간도 복제할 수 있는 이런 마당에 불교의 윤회 이론은 과연 성립할 수 있을까요?

동물을 복제하는 것에서부터 우리는 윤회 사상을 증명해 보일 수 있습니다. 신체를 복제하는 것은 육체를 복제하는 것이고 성격에 관련된 것은 정신과 관련된 것입니다. 과학 기술자들은 육체는 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신을 복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과학기술자들은 육체는 복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신, 마음은 복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에서 우러나는 생각, 지혜는 우리개인이 전생에 쌓아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게놈 프로젝트나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서 복제할 수 있는 것은 신체나 육체적인 부분일 뿐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2살이나 3살이 되었을 때 부모님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습니까?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완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과거 생에서 아이에게 온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서너살 된 아이 몇 명을 한 장소에다가 데려다 놓는다고 칩시다. 그리고 그 아이들 앞에 과자나 사탕 같은 것을 놓아 둔다고 합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아이들 간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아이는 주위에 아랑곳없이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가져다 먹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 앞으로 가서 과자나 사탕을 집어먹지 못하고 부모님을 찾습니다. 부모님이 먹어도 된다고 해도 싫다고 합니다. 또 한 아이는 과자를 손에 꼭 쥐고는 먹지 않습니다. 왜 먹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그 과자를 할머니에게 가져다 드릴 거라고 합니다. 또 한 아이는 먹으면서 과자나 사탕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어떤 아이는 좋은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과 나누어 가지려고 하는데 이것은 결코 부모님이 가르친 것이 아닙니다. 또 어떤 아이는 자기가 결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것 또한 부모님이 가르친 것이 아닙니다.

또 밀가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밀가루는 인연이나 조건으로 인해서 국수를 만들 수도 있고 만두나 빵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인연으로 인해서 형체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물질계에서 기후나 온도의 변화를 예로 들어 봅시다. 기체는 액체가 되고 액체는 고체가 되기도 합니다. 또 고체는 적정한 온도에서 기체가 되기도 하고 액체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 또한 외부의 경계를 바꾸거나 자신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은 기분이 좋을 때는 활짝 웃고 기분이 나쁠 때는 화를 냅니다. 그리고 걱정스러울 때는 인상을 쓰고 낙관할 때는 시원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희노애락의 감정으로 인해서 우리 신체나 표정에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리 마음의 영향으로 인해서 외부 형상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윤회를 바꿀 수 있고 우리의 외부경계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금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내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상 자비심을 갖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나이가 들었을 때도 자비로운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화를 내고 분노한다면 괴로움이 생길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빠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 될 것입니다. 라스베가스에서 하루 만에 전액을 탕진한 경우에 보면 멀쩡한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백발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윤회로 인해서 서로 다른 모양으로 태어나는 것은 마음의 의한 작용으로서 몸은 피동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환경은 우리의 성격으로 인해서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을 봤을 때 멈춰서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몸에 배인 습관입니다. 한번은 경찰이 한 차를 막아서고 이 차가 과속이나 음주 여부를 측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찰차에는 빨간 불이 반짝반짝 하죠. 그런데 그 경찰차의 빨간불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뒤에 오던 차가 멈춰 섰는데 그 차에 탄 사람이 음주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그 차로 가서 왜 멈춰 섰냐고 물어보자 그 사람은 자신은 단지 빨간 불이 녹색 불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그 사람에게 벌금을 물렸습니다.

이러한 우리 몸에 베인 습관은 어떤 환경에 부딪혔을 때 자연적으로 표출이 됩니다. 그러나 사상은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다르게 변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기독교나 천주교는 이 세상이 하느님이 창조한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러나 불교를 믿고 스님의 법문을 많이 들은 분이라면 자기 자신은 천인도 될 수 있고 인간도 될 수 있고 자신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도와 기독교도가 만난다면 한 사람은 인간은 하나님이 만든 것이라고 하고 또 불교도는 인간은 자기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해서 말다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낙관적인 성격이나 비관적인 성격이 일단 만들어진다면 이것은 고치기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인색한 것과 잘 베푸는 것도 일단 만들어지면 고치기가 힘들 것입니다.

불법에 의지해 마음 다스려야

따라서 생각은 고치기가 어렵지만 그러나 좋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일을 하는 습관은 계속해서 유지,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나쁜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우리 마음은 분별하는 의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마치 녹음기처럼 기억을 합니다.

우리가 평생을 녹음한 녹음기를 죽을 때는 과연 어떤 것을 기억하게 될까요. 첫 번째 선택은 자신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을 기억합니다. 사람이 죽는 상황에서 떠오르는 생각이 다음 생에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날 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활 습관에 의해서 윤회 할 때의 다음 생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한 가장 좋은 일로 인해서 극락에 태어나기도 하고 자신이 한 하나의 나쁜 일로 인해서 악도에 태어나기도 합니다.

진정한 게놈 프로젝터는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우리가 매일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일을 한다면 우리는 좋은 기억만 하게 되어 다음 생에는 더욱 더 좋은 모습으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불법을 배우면서 자신을 고쳐나가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을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십시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셔야 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항상 즐겁고 항상 행복하십시오.

부산지사=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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