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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종의 방아와 목평의 흙

기자명 법보신문
어느 날 대중 운력으로 연자방아를 돌릴 때 귀종(歸宗) 스님이 유나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가?”
“연자방아를 돌리려 합니다.”
“방아야 네 마음대로 돌리겠지만 중심에 있는 나무꼭지는 흔들리지 않도록 해라.”

처음 찾아온 스님이 있으면 먼저 세 삼태기의 흙을 운반하도록 한 목평(木平) 스님이 대중법문에서 송을 지었다.
“동산의 길은 비좁고 서산은 낮으니/ 새로 온 사람은 세 삼태기의 흙 나르는 일을 사양 말라. /그대들이 오랜 동안 길에 머물러/밝고 밝으나 깨닫지 못해 오히려 미혹하도다.

뒷날 한 스님이 목평 스님에게 물었다. “세 삼태기 안의 일은 묻지 않겠으나 밖의 일은 어떠합니까?”
“철륜천자가 내린 칙명이다.”
그 스님이 대답이 없자 목평 스님이 후려치며 말했다. “한 사람은 연자방아를 끌고 또 한 사람은 흙을 운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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