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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노래와 춤 괜찮은가

기자명 법보신문

‘나는 이렇게 본다’ 찬반 공방

“염불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
노래 재능있으면 노래로 포교를…”


포항 대성사 주지 운 붕 스님

“오늘날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방송 매체가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공중파 방송에는 종교인이 출연해 종교색이 담긴 언행을 전혀 할 수 없게 규제되어 있지요. 하지만 가사 장삼을 수한 채 방송에 출연해 ‘효’ 사상을 강조하는 스님의 모습은 그 자체가 포교입니다. 오히려 제가 출연하면 이웃 종교인으로부터 ‘왜 스님이 나와서 노래하냐고, 니들 방송사가 불교방송이냐’며 항의 전화가 온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아직 많은 스님들과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중 포교에 힘써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트로트 가락에 노랫말을 담은 ‘빈잔’이라는 곡을 발표해 대중 가수로 정식 데뷔한 운붕 스님, 포항 대성사 주지 스님의 소임을 맡아 포교에 진력하며 대중 가수로서도 활동하고 있는 스님은 트로트 가수로 공식 데뷔했지만 사찰 일과 수행, 정기 법문 등 스님으로서의 본분사는 놓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수로 활동하면 스님 노릇은 언제 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돈을 벌 목적으로 하는 연예인과는 달리 포교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바쁜 스케줄에 쫓기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첫째로 예불과 수행이 제 본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어요. 모든 것은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스님은 “원효 스님도 무애가를 부르며 대중 포교에 힘쓰고 있다”면서 “불교계에도 이웃 종교처럼 적극적인 자세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불교도 한 발짝 나아가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언제까지 법당에 가만히 앉아서 신도들이 오기만을 목 빼고 기다려야 합니까. 점잖게 앉아서 염불만 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시대가 흐르고 사람들의 생활과 인식이 달라지면 법도 바뀌듯 종교인들도 이제는 각자 자신의 재능을 살려 포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대중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진정한 포교라고 생각합니다.”

운붕 스님은 살풀이춤과 승무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등 나라에서 7차례 공연한 바 있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VS

“스님들 본분사는 기도와 수행
문화활동 업 삼는 건 광대와 같아”


부산 홍법사 주지 심 산 스님

“현대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포교의 한 방편으로 문화의 중요성이 커지다보니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방면의 문화에 관심을 갖거나, 진출하는 스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님의 본분은 기도와 수행입니다. 스님들이 수행자로서 본래의 본분을 잃어버리고, 문화에만 집착한다면 이것은 광대와 다름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부산지역에서 포교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수행자와 직업 예술인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스님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단지 예능 분야에 대한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출가자의 본분을 잊고 직업 예술인처럼 활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스님은 특히 “문화 포교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사찰에서 지역주민과 불자들을 위해 산사 음악회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 행사를 열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어 문제”라며 “특히 예능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님들과 행사 이후 출연료 문제로 실랑이를 하다보면 이들 스님들의 재능이 포교를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부업 내지는 전업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부처님은 율장에서 출가 사문이 노래하거나 춤을 추는 것은 물론이고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도 금지할 만큼 엄하게 규제를 하셨습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스님들이 예술분야에 전념하는 것은 계율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다만 포교를 위한 방편으로 이를 이용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님은 “문화의 세기에 맞춰 예술 분야를 포교를 위해 방편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용납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예술적인 재능이 하나의 직업으로 전용되거나, 혹은 금전거래에 이용된다면 교단에서 이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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