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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자명 노부호
한보에서 기아에 이르는 기업 부도사태에 뒤이은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IMF구제금융으로 까지 이른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국경제 상황을 지켜 볼 때 기업의 가장 큰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기본이 있다. 경영의 기본은 이익-고객-기술-사람-가치로 이어지는 “전략의 고리”로 설명될 수 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고 이익으로써 생존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을 사주는 고객이 있어야 하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품질이 좋아야 한다. 품질이 좋기 위해서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기술은 사람의 잠재력 개발을 통해서 향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이익에만 치중하고, 고객과 기술 등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이익추구에서 사람개발로 기업의 목표가 바뀌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에 대한 철학과 가치에 기초를 둔 정신적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가치에는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의 두 가지가 있다. 사업적 가치는 이 사업에 일생을 걸었다는 도전정신을 말한다. 이러한 도전이 있을 때 실패를 무릅쓰고 기술개발에 매진하여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 봉사한다는 정신이 나올 수 있다. 많은 기업이 고객만족을 표방하고 있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정신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 봉사하겠다는 사업적 가치관이 있을 때 과감하게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고 윤리적 행동을 할 수 있다. “존슨앤 존슨”은 우리의 신조라고 하는 비전을 통해서 고객, 종업원, 관리자, 지역사회 그리고 주주에 대한 책임을 명문화하여 하나의 가치관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에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일어났을 때 주저 없이 미국전체시장에서 타이레놀을 즉각 회수할 것을 명령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존슨앤 존슨”은 비용에 관계없이 옳은 일을 기꺼이 한다는 기업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는데 성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 속에 장기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더욱 굳건히 한 것이다.

기업 경영의 목적은 사람을 바르게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기업 내 종업원들의 잠재력은 개발되지 않고 많은 인재가 낭비되고 있다. 관리자들은 지시 위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하다 보니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없고 잠재력은 개발되지 않는 것이다.

인간적 경영은 이익보다 종업원의 잠재력 개발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놓는 경영을 말하는 데 이는 자율과 평등에 기초를 두고 있어야한다. 즉,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율과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한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 평등이 요구되는 것이다. 자율은 물론 평가를 전제로 한다.

평등은 기회를 제한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평등은 소외와 대립이 아니고 참여와 협력의 정신을 요구한다. 참여는 내가 만든 회사 내가 마음대로 한다든지 당신들은 아는 것이 없고 나는 관리자로서 권한을 가지고 지시한다든지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미국의 어느 회사는 50억원 규모의 사업 계획서에 대한 타당성을 현장 근로자들에게 검토해 달라고 요청함으로써 참여를 조장하였다.

종업원들이 자율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잠재력을 개발할 때 일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기업은 무엇보다도 경쟁력을 제고하여 국가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고객중심 경영과 인간중심 경영이다. 고객중심 경영과 인간중심 경영을 통해서 기업이 건전하게 운영된다면 그 안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건전하게 행동할 것이고 우리 국민 대부분이 기업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전체가 건전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노부호 교수(서강대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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