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납골시설 - 교계 납골시설 운영 현황 조사-분석
특집 납골시설 - 교계 납골시설 운영 현황 조사-분석
  • 법보신문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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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탑 분양률 54%…납골당은 8% 불과
불탑-부도 혼용 영탑 기승… 성보훼손 심각

납골당 이용으로 환경보전 - 효율적 국토이용


최근 등장한 십자가 달린 영탑

최근 본지가 조사한 교계 납골시설 분양 현황에 따르면 불자들은 납골당보다 영탑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영탑이 불탑과 부도를 무분별하게 오용해 성보를 훼손하고 있다는 교계 비난 여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다. 또 최근 들어 영탑 사용으로 인한 국토 소실과 환경훼손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납골시설을 운영 중인 20여 개 사찰 및 법인의 분양현황을 조사한 결과 바람직한 장묘문화로 평가받고 있는 납골당의 분양 실적은 8% 에 불과했으나, 영탑의 경우 54%가 넘는 분양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또 영탑을 주로 분양하고 있는 일부 납골시설의 경우 분양률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납골시설 분양현상에 대해 『불교계 납골시설 실태 조사 보고서』를 펴낸바 있는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유정석 장묘 위원은 “불자들이 납골시설 가운데 영탑을 가장 선호하는 것은 부도와 탑 등 소위 성물에 유골을 모실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납골당 이용 비용이 200∼300만원인데 비해 이용비가 1000만원에서 1500만원을 호가하는 영탑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납골 문화가 영탑 위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교계 안팎의 대체적 의견이다. 보광 스님(동국대 불교대학 교수)은 “최근 영탑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는 불탑과 고승대덕의 유골을 모시는 부도를 불경스럽게 오용하고 있어, 심각한 성보 훼손이 이뤄지고 있다”며 “성보로서 숭배해야 할 불탑과 부도를 재가자들의 유골을 모시는 영탑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자로서 도리를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영탑이 이런 식으로 계속 조성될 경우 불탑과 부도, 그리고 영탑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져 존경심과 외경심이 사리지는 현상까지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십자가가 달린 영탑까지 등장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면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십자가 영탑의 등장은 무분별한 영탑조성이 어떻게 성보를 훼손하게 될 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게 납골문제를 연구하는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영탑이 갖는 또 다른 문제는 매장에 따른 묘지 형성보다 더 심하게 국토를 잠식하고 환경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묘지의 경우 100∼200여 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영탑은 재질이 석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1000년이 가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교계에서 영탑을 분양하고 있는 사찰이나 법인들은 이것을 큰 장점으로 부각시켜 분양률을 높이고 있으나, 묘지의 포화상태로 인한 폐해에 따라 화장이 장려되고 있는 마당에 영탑조성은 더 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입장이다. 또 영탑공원 조성을 위해 산을 파헤치는 등 환경 훼손이 심각해짐에 따라 지역주민의 반발을 불러오는 곳이 늘어나면서 부정적 여론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도 영탑의 설 자리를 옹색하게 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유정석 장묘위원은 “우리의 영탑과 같이 유골을 땅속에 안치하고 그 위에 탑처럼 돌을 쌓았던 일본의 장묘 문화도 최근 국토 잠식과 환경훼손이라는 반대에 직면해 납골당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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