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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나무 기르기

기자명 김민경
불교 미술전 발전 없는 이유는

'척박한 토양'탓

각종 불교 문화 동호회 양성해야


불교문화 부문 관계자들과의 어떤 자리에서 불교미술대전과 찬불가경연대회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거론됐다. 불교미술전에 참가하는 작품들의 수준이 해를 거듭해도 나아짐이 없는 문제, 하반기에 열릴 찬불가경연대회는 지난번 대회 보다 갖은 비난을 덜 받을 수 있을지, 뭐 그런, 논의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민망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짧은 시간 전개됐다.

뭔가 기특한 대안을 기대했던 관련 종무원은 결국 뾰족한 해답을 얻을 수 없게 되자 한 숨을 섞어 말한다.

'문제는 바탕이 부실하다는 점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음악이든 미술이든 혹은 무용에서 연극 등에 이르기까지 즐기고 달려드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은데 그 속에서 대회를 열고 상까지 줘야하는 것은 결국 답이 뻔히 보이는 시도라는 것이다. 정확한 분석이다.


우선 불교연극의 문제만 놓고서 얘기해 보자.

많은 불자들은 어쩌다 생각이 미치면 '불교연극이 어쩜 이리도 적으냐'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주위를 돌아보길 권하겠다. 불교희곡을 쓰는(쓸 수 있는) 작가가 몇 명이나 되는지, 그런 희곡을 발굴하여 무대화 하는(할 수 있는) 사찰이나 신도단체는 또 얼마나 될 것이며 그런 불교연극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쪼개고 뒤를 받쳐 줄 불자는 또 있기나 한 것인지를. 그리고 불교연극 경연대회라는 이름의 행사가 지난 100년간 단 한번이라도 열렸었는지도 알아 볼 일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불교미술과 음악, 건축, 사진, 영상 등 모든 불교문화 부문에서 고루 균등하게 적용되며 오늘의 척박하기 그지없는 불교문화 현장은 그러한 원인이 충실하게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교문화를 꽃 피우겠다고 나선 일부 의식 있는 이들은 불교문화를 개발하고 키우는 일이 가끔은 뿌리 없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겠다고 나선 것처럼 무모한 작업으로 여겨진다고 고백한다. 여기까지 얘기해놓고 이 글을 끝맺는다면 무책임한 일이므로 각계에서 얻어들은 대안적 귀동냥을 풀어보자면 그 답은 시시하리 만치 간단하다. 신행단체나 사찰 안에 특정 불교문화를 배우고 즐기는 동호회를 꾸준히 결성하고 양성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불교만화를 그리거나 읽기를 즐기는 동호회가 전국적으로 10개, 20개 씩 증가하다가 5~60개씩에 이르게 되면 불교만화출판물은 물론 불교만화라는 장르 자체가 힘과 생기를 지니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불교연극이나 창작찬불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원도 잔디뿌리처럼 옆으로 옆으로 질기게 퍼져 나가다 보면 이들 분야 역시 이른 시일 내에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그 과실 또한 남부럽지 않은 크기와 윤기를 자랑하게 될 것이라는 제언이 많다. 한 방울의 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불자 한 사람 한사람의 관심과 의지는 불교문화 새 날을 여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민경 부장
mkki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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