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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불교' 어디까지 왔나

일터 '활기'…사찰 '시들'

직장-직능 불교 활성화 따라 '도약'




직장불교회를 중심으로 '거사(남성불자)'들의 활동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찰내 거사들의 모임은 여전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불교를 '치마불교' '보살불교'라고 일컬을 정도로 남성불자들의 활동이 미약했던 이전과 달리 90년대 말부터 직장직능 불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자연스럽게 거사들의 활동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10월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가 출범하면서 당시 47개였던 지회가 불과 2년만에 180개로 급성장하면서 회원들도 6000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 회원 중 70%인 4200여 명이 거사라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이 공무원 불자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3000여 명이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교사불자연합회는 70%인 2100여 명이 남성 교사들이며, 한국교수불자연합회도 1000여 회원 중 700여 명이 남성이다. 직업의 성격상 남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의 경우 1900여 회원 중 10여 명을 제외하곤 모두 남성이며, 2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전국불자교정인연합회도 마찬가지로 전체 회원의 80%인 2200여 명이 거사들이다. 이밖에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철도청불교단체협의회와 전국금융단불교연합회도 각각 800여 명이 남성이다. 이렇게 볼 때 공무원불자연합회를 비롯한 7개의 연합단체 회원 1만3900여 명 중 약 91%인 1만2650여 명이 거사들로, 직장직능 불자회의 성장이 곧 거사불교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직능직능 불자회에서 거사들의 활동과는 달리 대다수 사찰에서는 거사들의 모임이 유명무실하거나 전혀 구성조차 돼있지 않은 곳이 대다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전국 24개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거사 모임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거사회가 구성된 본사는 조계사, 수덕사, 직지사, 마곡사, 화엄사, 대둔사 등 6곳에 불과했으며, 이중 거사들을 위한 법회를 열고 있는 곳은 조계사 등 단 4곳이었다. 그나마 법회 참석 인원이 10∼30명 안팎으로 대단히 열악했다. 다만 봉선사가 교구본사로서는 처음으로 10월 중순 거사회를 창립해 매주 금요일 저녁 정기법회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거사들에 대한 푸대접 현상은 서울, 부산, 대구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본사와 마찬가지로 말사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찰에서 거사들의 활동이 미약한 것은 무엇보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실정이고, 일부 스님들의 지나친 권위의식이 거사들이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런 가운데 지난 95년부터 도시 포교당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지고 있는 15개 가량의 '아버지법회'가 그나마 사찰 거사불교의 작은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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