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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거사와 마조

기자명 법보신문
방거사가 마조 선사에게 물었다.
“만법과 짝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삶입니까?”
“그대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몽땅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말해주겠다.”
“본래인(本來人)에 어둡지 않다면, 스님은 눈길을 높은 곳에 두십시오.”
마조가 곧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에 방거사가 말했다.
“하나의 줄 없는 거문고를 스님만이 묘하게 잘 타시는군요.”
마조 선사가 곧 위를 쳐다보았다. 방거사가 이에 절을 하니, 마조는 방장실로 돌아갔다. 방거사가 마조 뒤를 따라 들어와서는 말했다.
“좀 전에는 잔꾀를 쓴다고 했는데 그만 서툴게 되었습니다.”
방거사가 다시 말했다.
“예건대 물에는 근육도 뼈도 없는데, 능히 만 섬을 싣는 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 도리가 어떻습니까?”
“여기에는 물도 없고 배도 없는데 무슨 근육과 뼈를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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