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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총장 8년 마감 송석구 교수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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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준공 보람…근거 없는 비난엔 분노'

병원개원 지연 이사회 책임…책임전가 어불성설

원력 있어야 병원운영…학부제 폐지 시대 역행



송석구 동국대 총장이 오는 2월 28일자로 8년간의 총장직을 마치고 평교수로 돌아간다. 최근 이사회와 불화, 명예퇴직설 등이 떠돌고 있는 가운데 2월 20일 총장실에서 그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불교종합병원 등과 관련된 속내를 들어봤다.



△떠나면서 소감이 있다면?

'총장으로서 명예보다는 명문사립대를 만들기 위해 3가지 방안에 역점을 두고 일을 추진해 왔다. 첫째는 대학의 재정안정이었고, 둘째는 교육개혁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세번 째는 불교종합병원을 개원하는 데 역점을 뒀다. 그 결과 취임 당시 1400억원에도 못 미쳤지만 현재 3000억 원 가량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학부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전공을 다양화시켜 대학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교병원의 기틀을 세운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신임 총장이 학부제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면서 이를 지속할 것인지는 단과대의 의지에 맡기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학부제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으로 학부제는 정당했다고 평가한다. 만약 운영에 있어 미숙한 점이 있다면 연구를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공약은 자칫 교수들에게 아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학부제 추진은 현행 교육법에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앞으로도 이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추진돼야 동국대가 다른 사립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 임기 중 가장 아쉬운 것으로 동국대 불교종합 병원을 개원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그 이유는?

'먼저 불교종합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수많은 불자들이 후원에 동참하고 또 외국의 대학에서도 3억원이 넘는 돈이 모금되는 등 3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모금됐지만 개원이 늦어 불자들에게 죄송하다.

△ 일부 이사들은 병원개원이 늦어진 까닭으로 송 총장의 독단적인 행정 추진과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는 것을 꼽고 있다.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수천억이 투입되는 병원 개원을 어떻게 아무런 계획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동안 병원개원을 위해 전문가의 자문은 물론 실무팀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병원건립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이사회에서도 병원계획을 승인해 주었고, 그후 병원장도 선임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는 무책임하게도 병원개원을 위한 정관을 별다른 이유 없이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사회에 분명한 책임이 있음에도 나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한 마디로 책임전가에 불과할 뿐이다. '

△ 왜 정관개정이 통과되지 못했나?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솔직히 이사장직을 둘러싼 다툼도 한몫 했던 것 아닌가. 병원개원 치적을 누가 갖느냐 하는 것은 내 관심 영역이 아니다. 나를 비판하는 내용과 그 주장의 오류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지만 총장직을 그만두면서 구차하게 밝히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총장직을 역임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모두 밝힐 것이다.'

△ 불교병원이 지금 이대로 추진된다면 앞으로 병원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많은데?

'시작도 해보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 정관을 통과시키고 의료원장을 임명해 병원을 개원했더라면 충분히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무산되는 바람에 동국대에 대한 이미지 실추돼 있어 지금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이라도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대우로 유능한 병원장과 의료진을 영입해야 한다. '

△ 불교대학과 관련해 96년 대학원 중심제를 실시하면서 학부생을 줄이고 대학원생을 늘리면서 학부 교수는 새롭게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지 않는데?

'불교전문대학원 신청이 반려되는 등 교육부의 정책이 일정부분 불교대학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사실 교수를 채용하려고 이사회에 건의해도 번번이 취소됐다. 또 가장 큰 문제는 불교대학이다. 단과대학이 발전하려면 교수들이 학교에 요구하고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되는데 불교대학의 경우 내부 갈등이 워낙 심했고 학교에 전혀 요청하거나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 않았다.'

△ 재임 기간 중 불교학 발전을 위해 이룬 성과가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조선왕조실록 불교사료 정리, 원효전서의 영역화, 특히 동국역경원에서 추진한 한글대장경 완간은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 대규모 국제불교학술회의 개최를 비롯해 불교관련 대학원을 확장했다. 또 5명에 불과하던 불교문화연구원의 상임연구원 수도 10명으로 늘린 것도 큰 성과다.'

△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다시 반려했는데 그 이유와 향후 거취는?

'사실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아직 정년이 2년 반 정도 남아있고 그리고 가족의 반대도 있었다. 또 이사장 스님의 간곡한 부탁도 있어 남기로 했다. 올해는 연구년(휴식년)이기 때문에 일단 쉬면서 재충전하려고 한다.'

△종단과 학교와의 관계는 어떠해야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종단은 학교를 지원하고 보호하고 아껴주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아무리 종립학교라 해도 학교를 소유하려고 한다면 학교는 발전할 수가 없다. 앞으로 종단은 이점에 착안을 두고 학교와의 관계를 유지해야할 것이다.'

△ 새롭게 취임하는 후임 총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가 임기 중 추진했던 것은 내 개인을 위한 목표가 아니라 교계, 대학을 위한 숙원 사업들이었다. 신임 총장은 그것을 잘 이해하고 화합을 통해 계속해서 추진했으면 좋겠다.'



이재형·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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