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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는 대로 말해 보셔요

기자명 법보신문
‘알아서 챙겨주겠지’하는 마음 있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말하라


북경에는 우리나라에서 온 유학생들도 많지만 그와 못지 않게 미국이나 유럽에서 공부하러 온 이들도 상당히 많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아니면 나도 같은 중국에 사는 같은 외국인이라서 그런지 쉽게 그들과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종종 생긴다. 그런데 서양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중국인이나 한국인, 일본인들과 대화 할 때 와는 상당히 다른 점을 다시금 느끼곤 한다.

모든 서양인들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만나본 북경의 북유럽 친구들과 미국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다른이들에게 명확하게 말로써 표현해 낸다. 예를 들면 식당 같은 곳에가서 음료수를 마실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같이 온 친구나 손님이 마시는 것과 같은 것을 주문하거나 여러명의 사람들과 같이 왔을 경우 본인이 원하는 음식 보다는 그룹이 원하는 데로 그냥 따라 가는 경우가 많은데 서양 친구들은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아무리 큰 자리라고 하더래도 다른 사람 상관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시킨다.

또 다른 경우를 보면 친한 친구사이라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이나 생각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혹시라도 이야기 도중 상대방의 감정이 상할 것을 우려해서 본인의 생각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의 서양 친구들은 친구를 좋아해도 친구의 토론 내용이 옳지 않다면 토론의 내용과 토론하는 자를 구분해서 끝까지 본인의 의견을 필력하려 한다.

처음에는 이런 서양 친구들의 태도가 상당히 자기 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오랫동안 문화적 거부감으로 나는 그들의 사고 방식을 받았들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본인의 의견이나 원하는 바를 다른 사람들을 고려한 나머지 명확하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본인이 느끼는 것을 느끼는대로 이야기 못하고 그것들을 숨기거나 느끼는 바와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 모두 문제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가 되는 이유는 먼저 다른 사람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느끼는 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그 사람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 지를 몸과 표정의 언어로 읽어 내야 하는 부담이 고스란히 친구에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무것도 원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은근히 말은 하지 않지만 친구가 알아서 그것들을 챙겨 주길 바라는 마음도 마음 어느 구석에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야기 하지 않으므로 상대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 주길 바라는 마음이 조금 이라도 있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본인이 원하는 것, 느끼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같이 있는 상대방을 오히려 돕는 경우가 된다. 그러한 무연중의 요구가 계속되도 부합되지 않았을 경우 가슴에 쌓아 두었다가 어느 날가서 폭발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중국인이나 한국인, 일본인들과 룸메이트를 해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서양인 친구들이 종종 “폭발”하는 룸메이트를 전혀 이해 못하겠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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