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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동국대와 불교학

기자명 법보신문

근·현대 이끈 한국 불교학의 총본산

<사진설명>지난 100년간 한국불교학을 선도해온 동국대가 특성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불교학 100년 대계를 실현해 가고 있다.

동국대 100년의 역사는 근현대 한국불교학의 100년사로 대변된다.
1906년 명진학교의 개교는 근대불교학의 시발점이었으며, 이후 명진학교가 불교사범학교, 중앙학림, 혜화전문, 동국대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불교학은 언제나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종래의 전근대적 강원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불교계 내부의 목소리를 반영, 설립된 명진학교는 우선 근대적 교육을 위한 외형적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전통강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지리, 수학, 자연 등 다양한 신학문을 수용한 명진학교의 교육과정은 산중불교에 머물러 있던 한국불교를 개혁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가 됐다. 또 명진학교의 교수, 학생들이 주축이 돼 조직한 광복회는 전국을 돌며 강연회를 개최하면서 불교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홍월초, 이보담 스님 등이 중심이 돼 불교학 연구의 외형적 기틀을 갖추게 되자 1930년대 들어 학문적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의 자치 활동이 강화된 중앙불교전문학교 시절 학생들은 불교유적에 대한 학술조사 및 답사를 계획, 실시하는 한편 불교를 중심으로 하는 각종 학술공개강연회를 개최했으며, 「일광(一光)」이라는 잡지를 발간, 철학과 문학, 불교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을 수록해 불교학을 심화시켰다.

명진개교=근대불교학의 시작

이처럼 학생들의 왕성한 학술 활동은 명진학교와 불교사범학교 출신의 우수한 교수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해방이후 동국대 초대총장을 역임했던 퇴경 권상로 박사는 뛰어난 학식을 바탕으로 불교학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으며 수많은 저술과 논문을 통해 불교학의 지평을 넓혀나갔다. 특히 그가 1939년 일본인 교수와 더불어 『이조실록 불교초존』19권을 출간한 것은 불교학 연구 분야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 가운데 불교관계기사를 뽑아 모은 것으로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을 일일이 훑어보지 않아도 손쉽게 필요한 사항을 찾을 수가 있어 오늘날까지도 불교연구자들이 유용한 자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1928년 중앙불교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한 포광 김영수 스님은 화엄, 유식, 불교논리학, 불교사학, 고대사 및 고전문학 등 다양한 불교관련 학문을 섭렵하며 한국 근현대불교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1937년과 38년 잇따라 『진단학보』에 발표한 「오교양종에 대하여」,「조선선종에 대하여」라는 논문은 거시적 시각에서 한국불교사를 정리한 것으로 신라시대에 오교양종(五敎兩宗)이 성립됐다는 것과 한국 선종이 중국의 아류가 아닌 독자성을 갖고 발전해온 것임을 주장한 것으로 한국불교사 정리에 큰 틀을 제시했다.

1940년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불교학 연구는 해방과 함께 혜화전문학교가 1946년 동국대학, 1953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다시 활발히 진행됐다. 우선 외형적으로 석사과정이 신설돼 학문을 심화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으며 이후 박사과정을 신설, 동국대가 명실상부한 현대 불교학 연구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1960년대 들어 동국대는 불교학의 내실을 기함과 동시에 불교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불교학 연구 분야는 학자들의 개별적 연구보다 연구소 중심의 연구 활동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는 공통된 주제를 함께 연구함으로써 성과를 배가시킴은 물론, 연구의 한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었다.

연구소 중심 연구 활발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1962년설립된 불교문화연구원은 불교와 선학 및 불교미술·문화재에 관한 연구, 그리고 이와 관계있는 연구를 통해 향후 불교학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특히 불교문화연구원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한국불교사상사 정립이었다. 이는 한국불교의 전통을 올곧게 계승하기 위해서는 사상사에 대한 정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불교문화연구원은 1960~70년대 『불서전관목록』,『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등 문헌과 사료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이후 『한국화엄사상연구』,『한국천태사상연구』,『한국선사상연구』,『한국정토사상연구』, 『한국밀교사상연구』등의 연구 성과물들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한국불교사상사의 체계를 마련해 나갔다.

또 불교문화재의 발굴과 수집, 보존을 위해 불교박물관을 개관한 동국대는 한국 불교미술사 연구 분야를 개척해 나갔다. 특히 황수영 박사를 중심으로 1964년 진행한 부여지방 소재 백제 폐사지에 대한 발굴 조사는 당시 폐사지 발굴이 전무하던 당시 학계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후 동국대가 배출한 불교학자들은 전공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학회를 결성, 학회 중심의 활동으로 연구의 범위를 확대해 나갔다. 불교관련 학회가 전무하던 1973년 국내 불교학자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한국 불교학의 집대성을 위해 창립된 한국불교학회를 비롯, 1988년 인도철학회, 1997년 국제원효학회, 2000년 한국선학회 등이 동국대를 중심으로 설립된 불교학술단체들이다.

한국불교학 세계화 추진

올해로 한국 근현대불교학이 탄생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100년이 개혁과 변화의 바람 속에서 한국 불교학의 주춧돌을 형성한 시기라면 다가올 100년은 세계 속에 한국불교학의 우수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때라고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그 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향후 연구과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0년간 한국불교학의 요람이 돼온 동국대가 이제 특성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새로운 불교학의 100년 대계를 실현해 가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사상-미술사 분야 선구적 업적 남겨

동국대 출신 불교학자는

지난 100년간 동국대가 배출한 대표적 불교학자는 누가 있을까.

우선 동국대 초대 총장을 지낸 권상로 박사를 비롯해 김영수 스님, 김동화 박사 등은 한국근대불교학을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의 전신인 불교문화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조명기 박사는 신라불교 연구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신라불교의 이념과 역사』등을 비롯해 12종의 편저서와 「원측의 저서와 사상」등 수십편의 논문을 남긴 그는 이후 원효관련 자료를 모아 『원효전집』을 발간해 원효학 연구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1960년대 들어 한국불교미술사 연구 분야에서 큰 획을 그은 인물은 황수영 박사였다. 황수영 박사는 우리나라 미술사학을 개척한 고유섭 선생의 직계 제자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한국불교미술사계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돼 왔다.

원효 연구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이기영 박사는 국제학술 교류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이기영 박사는 1961년과 64년 세계불교도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했으며 1970년 미국 국무성의 교환교수로 초청받아 라살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웨이크포리스트대학 등에서 원효사상을 강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국불교전서』편찬을 주도한 고익진 박사와 김영태 박사, 정태혁 박사, 오형근 박사 등 수많은 학자들은 한국불교학 형성의 밑거름이 돼 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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