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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동국대와 불교미술

기자명 법보신문

1700년 전통 계승-복원…불교미술 새 지평 열다

<사진설명>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불교미술 전공을 개설한 동국대는 이후 수많은 예술인과 미술사학자를 배출하면서 한국 근현대 미술분야를 선도했다.

한국 미술의 근간이 돼 온 불교 미술이 오늘날 올곧게 계승될 수 있었던 것은 동국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교미술학’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1970년대 초, 동국대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불교미술 전공을 신설하고 불교 조각, 회화, 건축, 공예 등의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이를 바탕으로 불교미술 연구 분야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미술의 핵심이 불교 교리의 시각적 표현이나 사원 등의 장엄을 위한 조형화에 있기 때문에 불교 사상에 대한 이해없이는 연구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불교미술에 대한 연구는 자연 동국대가 주도할 수밖에 없었다.

1960년대 동국대는 종립대학이라는 건학이념을 구현하고 불교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사업을 전개했다. 우선 동국역경원을 중심으로 해인사 장경각에 보관돼 있는 팔만대장경 번역을 시작했으며, 동국대 박물관을 설립해 불교문화재를 발굴, 이를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 불교문화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에 동국대는 불교문화재의 보존과 보수 및 문화재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는 발원을 세우고, 1970년 당시 문교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불교대학 내에 미술학과를 신설했다.

70년 국내 첫 불교미술전공 개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불교미술 전공을 신설한 동국대는 이때부터 전국의 사찰을 돌며 불교미술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폐사지 발굴조사 및 불교문화재에 대한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 동국대는 당시 불교미술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던 학계에 불교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어넣었다. 이처럼 동국대가 불교미술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황수영 박사의 공로였다. 일제시대 한국근대 미술사 분야를 개척한 고유섭 선생의 직계 제자로 ‘석굴암 보수공사’ 등 많은 업적을 남겨 한국불교미술 분야의 거두로 추앙받던 황수영 박사는 동국대 박물관장 겸 미술학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하면서 불교 조각, 회화,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해 불교미술에 대한 지평을 넓혔다. 또 부여 소재 백제 폐사지에 대한 발굴 조사를 비롯해 그가 중심이 돼 진행했던 수많은 폐사지 발굴조사는 당시 학계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1980년대 중반 들어 동국대는 불교대학에 포함돼 있던 미술학과를 예술대학으로 편입시키면서 전공분야도 불교미술, 한국화, 서양화, 조소 등으로 나눴다. 이는 불교미술의 올바른 전통 계승과 함께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특히 불교미술이 전통적 한국 미술에 대한 계승과 복원을 중점으로 한다면 서양화, 한국화, 조소 등 현대 미술은 이 같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미술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불교미술의 전통계승과 현대 미술의 개척을 위해 노력해 온 동국대는 1990년대 들어 비로소 그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윤범모, 김선태, 김창균, 강순형 등 동국대 미술학과에서 배출한 인재들은 우리나라 불교문화재 분야에서 전문 연구자로 발돋움 했고, 문화재청, 박물관 등의 학예사로 근무하거나 대학 강단에서 불교미술에 대한 저변을 확대해 나갔다. 또 1993년 동국대 미술학과 출신들이 주축이 돼 ‘동국미술인회’가 결성되면서 불교미술은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동국미술인회 결성…대중화 이끌어

특히 동국미술인회는 ‘우리나라 전통불교미술의 숭고한 예술 혼을 계승한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불교미술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 이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교미술의 대중화를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불교미술 관련 세미나, 국내·외 불교문화유적 답사 등을 실시하면서 불교미술 전문연구단체로 성장했다. 특히 8차에 걸친 국내 문화유적 답사와 인도, 중국, 일본 등 해외 문화유적 답사를 통해 고대 불교문화의 전래와 수용과정을 규명하고 중국과 공동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한중 불교문화 교류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비록 30여년이 짧은 역사 속에서도 동국대는 불교미술의 전통을 올곧게 계승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불교미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지평을 개척했다. 올해로 개교 100년을 맞는 동국대. 동국대는 다양한 학문 활동을 통해 이 같은 전통을 바탕으로 오늘에 맞는 불교미술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세우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한국 근현대 미술 선도한 중심축

동국대 출신 불교미술인

동국대 출신 불교미술인들의 대부분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 분야를 개척한 인물들이다.

동국대 미술학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했던 황수영 박사는 우리나라 미술사학을 개척한 고유섭 선생의 직계 제자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한국불교미술사계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돼 왔다. 이후 황수영 박사의 뒤를 이어 동국대 불교미술 연구의 전통을 이은 사람은 문명대 박사였다.

문명대 박사는 황수영 박사의 제자로 1973년 동국대에서 한국미술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한국불교미술협회 이사, 문화재 위원, 동국대 박물관장,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동국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문명대 박사는 불상, 불탑, 불교 회화와 불교 신앙과의 관련성 및 전개 양상을 조명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해 불교미술의 양식사를 규명했으며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고유섭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 1회 우현 학술상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술 평론 부분에서 권위자로 알려진 경원대 윤범모 교수는 1977년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과 미국 뉴욕대학교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한국근대미술사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윤 교수는 ‘조선시대 말기의 시대상황과 미술활동’, ‘1910년 서양회화의 수용과 작가식’, ‘한국불화의 한국성 문제’ 등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근대 미술의 전개와 변화 발전 과정을 조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예원예술대 김선태 교수, 문화재청 김창균 전문위원, 동국대 정우택 교수, 광주박물관 강순형 학예실장 등도 동국대가 배출한 불교미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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