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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 실태 점검 - 승가 복식 설문조사 분석

90%가 상점서 구입… "정체성 훼손"

색상, 형태, 가격 등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승복. 정작 승복을 평생 입고 살아야 할 '납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승복에 대한 스님들의 생각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의 '승가복식 유통현황과 개선 방안' 설문조사 보고서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흥미 있는 보고서인 동시에 유일한 객관적 자료이기도 하다.

2000년 6월말부터 7월말까지 1달 여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해 주지스님과 선원 강원 승가대학 등의 스님들로부터 최종 수집된 598부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승복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인식들이 드러나고 있다.

승복의 의의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4.8%가 '청정한 위의'를 첫 손에 꼽았다. 두번째로 '불법의 근본을 드러내는 포교수단'이라고 답한 스님이 22.8%로 승복의 포교적 기능을 중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비슷한 결과로 승복에 대한 태도를 점검하는 질문 가운데 '법의는 성스러운 옷이다'라는 항목에 대해서 88.0%가 '그렇다'로 답했다. 이에 비해 '승복은 법계를 구분하는 표시이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27.9%만이 '그렇다'고 답해 현재로서는 승복을 통한 법계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입증했다. '승복은 불편하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24.0%만이 긍정해 대다수의 스님들이 승복을 불편해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승복을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눈여겨 볼만하다. 스님들의 절반 이상인 56.7%가 '승복은 승복점에서 스님이 직접 구입한다'고 답했고 '신도에게 보시 받는다'와 '은사스님이나 절에서 단체로 구입한다'가 각각 15.4%와 13.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절에서 만들어 입는다'는 7.1%에 그쳤다. 조사 결과에서 드러나듯 승복을 절에서 직접 만들어 입는 7.1%를 제외하면 단체로 구입하거나 신도에게 보시 받는 형태 등을 통해 90%에 가까운 스님들이 사실상 승복점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승복 마련의 관례를 감안할 때 통일된 복식 형태를 제시하지 않는 한 승복을 만드는 업체나 제작자에 따른 승복의 차이는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구입하는 승복의 가격은 어느 정도 선일까.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6.5%가 50만원 이하를 손꼽았다. 그러나 100만원 이상의 고가 승복도 4.8%를 차지했다. 분석 자료는 "50만원 이하에 답한 응답자 중에는 직접 만들어 입거나 물려 입는 경우, 단체 구입이나 보시받는 경우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대, 고가의 승복 유통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님들 역시 승복값이 비싸다는데 공감해, 무려 92.8%의 스님들이 승복 가격이 비싼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75.7%에 달하는 스님들이 승복을 5년에서 10년 가량 입는다는 결과도 이 같은 인식을 뒷받침 해주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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