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에 전통 '흔들'… 7개 본사만 시행
본지가 조계종 의제실무연구회 발족을 계기로 전국 24개 교구본사를 대상으로 가사불사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최근 3년 간 사찰에서 자체적으로 가사 불사를 한 곳은 조계사, 송광사, 통도사, 해인사, 직지사, 범어사, 금산사 등 단 7곳에 불과했다. 그나마 매년 가사불사를 하고 있는 곳은 송광사 단 한 곳 뿐 이었다.
수덕사, 신흥사 등 대부분의 사찰들은 가사 불사의 전통이 이미 끊겼거나, 혹은 가사 불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히는 등 가사 불사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가사불사가 급격히 감소한 이유는 최근 가사 제작이 기업화돼 사찰 주위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데다, 사찰에서 작업을 하는 것 자체를 번거롭게 여기고, 또 가사 제작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륜 고은사 재무 스님은"과거에 가사불사가 활발했던 사찰마다 불사 책임자인 '편수장'이 있어 10~20 여벌의 가사를 신도들과 직접 재단하고 바느질하는 등 힘든 제작 과정을 관리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가사 불사를 전담할 전문가가 거의 없어 사찰에서 가사불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또 잦은 불사로 인해 신도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가사불사를 꺼리는 사찰도 많다. 실제로 법주사의 경우 90년 청동미륵부처 불사 회향 때 가사불사를 한 이후 현재까지 가사불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주사 한 관계자는 "사찰에서 하는 불사가 최근 늘어나고 있어 가사불사까지 신도들에게 요구한다면 신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가사불사를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가사도감을 설치해 승가고시에 합격한 스님들에게 331벌의 가사를 제작, 봉헌한 조계사의 경우는 모범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조계사 관계자는 "저렴한 원가도 가사 불사의 장점이지만 가사에 통일성을 줄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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