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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동국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끝

기자명 법보신문

“연구대학 육성…옛 명성 회복”

올해로 건학 100주년을 맞은 동국대. 동국대는 그동안 불교학을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문학, 의료,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학 평가에서 계속 추락하는 등 옛 명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들이 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동국대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캠퍼스 외형을 확충해 가고 있으며 교수들을 대상으로 연구업적 평가 제도를 강화,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본지는 그 동안 연재했던 ‘동국대 시대를 이끌다’를 마감하면서 지난 5월 25일 동국대 제 35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영배 스님의 인터뷰를 통해 동국대의 새로운 100년 대계를 들어봤다. 편집자

▷동국대가 100년을 맞이하고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는 중대한 시기에 이사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이나 각오는?

“이렇게 뜻 깊은 시점에서 이사회에서 나를 이사장으로 선임해 줘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로운 100년의 시작이기에 어깨가 무겁지만 내게 부여된 이사장 임무에 최선을 다해 동국가족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시장 개방을 앞두고 대학 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국대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점이 있다면?

“대학은 지식과 진리를 탐구하고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다. 그러나 교육의 방법에 있어서는 크게 달라졌다. 특히 교육부가 지향하는 연구전문대학, 대학원대학으로의 방향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외부의 지원은 커녕, 대학간의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연구중심대학이 사실상 세계대학으로 가는 길이고 그렇기에 우리대학도 어떻게 연구중심대학을 이루어갈 것인가에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곧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동국대가 ‘불교’라는 건학이념을 강조하는 것이 학교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등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한 스님의 견해는?

“건학이념이라는 것은 불교의 자비정신, 인간중심, 참된 자아를 발견함으로써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학이념은 더욱 강조가 돼야 하고 그럴 때 학교가 발전할 수 있다. 며칠 전 종강법회에 나와 달라고 해서 정각원에 갔었다. 그런데 보직 교수들 몇몇 외에는 법회에 참석하는 교수가 전혀 없었고, 직원들도 출석체크를 한다니까 할 수 없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동국대가 불교학교임을 모르고 들어온 교수나 직원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참여하는 불자다운 자세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정각원도 지금처럼 구태의연하게 억지로 법회에 참석을 강요하기보다 존경받는 고승을 초청하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지난 100년간 동국대 불교는 물론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고,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문학, 의료, 스포츠 등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학 평가에서 계속 추락하는 등 옛 명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들이 많다. 이러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현재 대학교육협회와 중앙일보 등이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교수연구업적 평가를 비롯해 학교의 재정과 투자수준 등이다. 그러나 동국대는 교수업적평가에서 객관적으로 크게 떨어질 뿐 아니라 교육환경에도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동국대는 90년대 이후 크게 바뀐 교육환경에 맞추지 못했고 오히려 지난 6~7년간 1000억대의 불교병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학교발전을 제쳐두고 모든 역량과 재정을 병원에 쏟아 부었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연구 활동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유능한 교수를 적극 초빙,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교육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했어야 했다. 그러나 동국대는 그동안 그러하지 못했고 해야 그러다보니 대학평가에서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총체적인 학교 경영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가장 큰 문제는 이사회에 있었다. 이사회가 제 역할과 기능을 못하고 학내 반목과 불신을 조장해왔다. 이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이런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교수나 직원들 또한 애교심을 발휘해야 한다. 학교의 발전이나 퇴보는 이사회나 총장에게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동국대라는 브랜드가 일류라면 거기에 소속돼 있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3~4류가 되겠으며, 또 거기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 3~4류 인데 어떻게 동국대가 일류가 될 수 있겠는가. 모두들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칠 때 동국대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총장 선출과 관련해 이사회와 교수회․직원노조 간에 크게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등 화합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총장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계획인가?

“총장이 누가되느냐 하는 것은 학교의 명운이 달린 문제다. 예전 80년대처럼 학생들이 많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 학교를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끌어들이고 이를 토대로 발전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관리자적인 마인드 시대는 지났고 경영자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동국대는 희망이 전혀 없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했던 것은 이러한 요구에 걸맞은 인물을 총장으로 뽑기 위해 내놓은 안이다. 교수들의 의견뿐 아니라 교직원 대표, 학생 대표, 동문 대표, 학부모대표, 종단대표, 사회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정말 훌륭한 총장을 추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교수회 측은 이러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이번만은 안된다는 것이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잘못됐다면 모르지만 충분히 공감하지만 4년 뒤부터 하자는 것은 자신들 중 한명이 총장이 되겠다는 이기주의적인 발상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능력 있는 총장을 뽑기 위해서라면 위원회의 성격과 내용도 과감히 바꾸겠지만 이기주의 때문이라면 이것은 절대 용납돼서도 될 수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사장의 측근을 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학교 정관이나 교육법에도 총장 선출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다. 그런데 총장후보추원위원회를 만든다는 것은 이사회의 고유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다. 나도 이사장이 돼서 단지 위엄만 세우고 편하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누가 총장이 되건 신경 쓸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러면 동국대는 영영 뒤처지고 만다. 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한 그렇게는 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연구처나 교무처 등 각 부서를 돌며 직접 그곳에서 업무보고를 받을 것이고, 조만간 동국대 출신의 기업인들을 모임을 주선해 그곳에서 동국대를 도와달라고도 부탁할 것이다. 학교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동국대가 그동안 종단과 불협화음이 잦았고 이로 인해 학교행정에도 많은 장애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종단과 동국대는 어떤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내가 이사장이지만 나또한 이 학교를 설립한 주체인 조계종단에서 파견된 사람이다. 그렇기에 종단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학교는 종단과 분리돼 있었고, 그러다보니 서로 불신의 골이 깊었다. 도울 게 있으면 적극 돕고 협조를 얻을 게 있으면 종정 스님, 원로 스님, 총무원장 스님을 찾아가 도움을 구할 것이다. 또 학교의 큰 행사나 중요한 일이 있으면 총무원장 스님 등 종단의 어른 스님들께 자문을 구하고 또 모시려고 한다.”

▷불교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동국대 일산불교병원이 지난해 9월 개원했지만 아직까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또 경주, 포항 병원도 몇 년째 적자로 운영돼 동국대 의료사업이 자칫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사업과 관련된 장기비전은 있나?

“90년대 후반 IMF사태와 의료분업 등으로 황금알을 낳는다는 대학병원은 이제 애물단지처럼 취급받는 시대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병원의 내실을 기하고 재투자를 통해 병원시설을 첨단화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개원한 일산 불교병원도 현재는 적자지만 그 지역에 수만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전망은 대단히 밝다.”

▷7만5000여평의 일산캠퍼스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가?

“현재 그곳은 군사보호구역이고 고도제한과 교육부지로 묶여있어 활용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풀리고 여기에 고급 실버타운이나 지상복합 건물들을 지으면 학교의 재정확충을 위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재작년 270억에 매입한 필동병원도 현재 시가 500억원으로 올랐다. 이곳도 영상센문화터를 운영하는 동시에 수익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불교대학 발전방안은 있는가?

“교수들이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교수는 3년 동안 연구논문을 1편도 안 쓴 경우도 있다. 불교대학부터 교수들의 연구업적을 공개하고 점차 모든 단과대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 객관적인 실력보다 자신의 제자가 교수가 되어야 한다는 그릇된 관행을 깨질 수 있도록 교육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실력 있는 교수가 많을 때 불교대학은 발전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스님 교수’들이 앞장서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불교종립대인 동국대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

“불교는 생명 있는 모든 존재들이 참다운 행복의 가치를 깨닫고 살아가도록 하는 자비와 평등의 종교다. 그런 만큼 불교가 갖는 사상적 가치는 무한하다. 동국대는 여기서 배출되는 사람들이 이러한 불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하고 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자들과 종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동국대 100년은 오랜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 무한한 저력이다. 불자들이 먼저 우리 학교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질타와 격려를 해주기 바란다. 또 일산 불교병원을 많이 이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지어진 불교병원은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는 불자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권오영 기자 oy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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