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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어떤 총무원장일까

기자명 공종원
조계종의 새 총무원장 선거가 임박하면서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계종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종단인데다가 그 총무원장은 종단운영의 대권을 가진 인물이니 그럴만도 하다.

정치적 결탁 멀리하고

특히 사회에서 관심이 많은 것은 역대 조계종 총무원장이 종단내에서 갖는 위상과 힘이 대단해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때문인 것 같다. 사회에서 보기엔 조계종 총무원장은 대통령과 자주 만나서 집권당의 이익에 상당히 공헌하기 때문에 종교적 권위자로서보다는 종교를 배경으로한 정치인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종교계의 대표들과 함께 청와대 오찬이나 만찬에 참석하는 조계종 총무원장은 반드시 친정부적 친정권적 취지의 발언을 흘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자주 목도되곤 한 것도 그 원인이 되었음직 하다.

물론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입을 열지않고 청와대 대변인이나 다른 종단의 대표의 입을 통해 성명이 나오지만 사람들은 직접 말을 하지 않은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도 그 자리에 함께 동석했으니 당연히 같은 정치적 입장을 표한 것으로 인정한다.

그렇게 중요한 조계종 총무원장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 특히 선거때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의 편을 들거나 선거에 암암리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해서 사회의 물의를 일으키곤 하는 것도 그 자리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선거때 그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후보들에게 조계종이나 불교의 현안을 제시하면서 정치적인 반대급부를 요청하는 일도 잦아졌다고 들린다. 불자들의 도움으로 대권을 쥐게되는 대가로 불교가 현재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지원을 약속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건물 공사를 하는데 몇 십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대답을 얻어내곤 하는 것이 그 자리라는 것이다.

불교권익 보호 앞장서야

하지만 그런 조계종 총무원장 자리에 앉는 사람들도 아직 다른 종교의 지도자와 비교할 때 영향력 면에서 차원이 낮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부 내 혹은 공공단체의 임명직 요직을 자기 신도나 자기의 동료-후배로 채우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럴 생각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교를 위해 케이스별로 재정지원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고 정작 중요한 권력핵심에 불교인맥을 심어서 꾸준히 장기적으로 국가사회운영에 불교의 권익을 대변하고 불교포교에 유리한 힘을 키운다는 생각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원로목사가 대통령과 영부인을 움직여 장관 몇사람을 심고 어떤 목사가 자기 신도를 추천해 요직에 앉혔다는 이야기는 결코 조계종에선 들리지 않는 것이다.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런 불교인의 무관심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가 정치와 영합해 그 앞잡이가 되는 것이 추하게 비추어지는 반면 국가사회의 중심종교인 불교가 자기의 영향력을 국가사회에 펴기 위해 인맥을 심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은 정당한 정치행위요 호교행위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점에선 오히려 그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여태까지 총무원장의 무능을 탓할 일이기도 하다.

종교지도자 길만 걸었으면

반면 많은 불자들은 이번 총무원장선거에서 그런 역량이 충분한 이가 선출되기를 기대할 것도 같다. 그렇다고 돈으로 표를 산다거나 흑색선전과 편가르기가 난무하는 선거를 해서 대권을 차지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번 대선의 후보들도 법이 정한 선거비용을 다 쓰지 않고 선거를 치룬 점도 깊히 생각해야 한다. 종교냄새가 나지않고 돈냄새만 나는 선거는 결국 능력 이전에 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망칠 것이기 때문이다. 종교인의 냄새가 물씬하면서도 사회적 영향력은 유감없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있는 새 총무원장이 기다려진다.



공종원<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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