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심이 도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평상심이 곧 도임을 알 수 있습니까.

그 말은 중국의 마조선사로부터 유래된 말입니다.

어느날 마조선사가 대중들에게 훈시하기를 “여러 도반들이여 도는 닦아 익힐 필요가 없다. 오직 더러움에 물들지만 않으면 된다. 그대들은 단번에 도를 이루고 싶은가. 평소의 마음이 바로 도이다. 지금 이렇게 걷다가는 멈추기도 하고 다시 앉아 있다가는 편안하게 눕기도 하는 일체의 움직임이 바로 도가 아님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의 뜻은 도는 이렇게 저렇게 수행을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고 가고 먹고 잠자는 일체의 행위가 그대로 도 임을 깨달으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법문이 시간이 지나면서 수행하는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변질된 바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수행도 하지 않으면서 선가(禪家)의 풍토에 몸을 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수행하느냐’고 물으면 마치 자신이 도를 이룬 양 “수행이 따로 있나, 이대로가 수행이지. 밥 먹고 똥 싸는 게 그대로 도이지” 하고 대답을 합니다.

물론 도라는 것은 사람들이 수행을 하고 안하고에 관계없이 본래부터 한결 같아서 변함이 없습니다. 수행을 한다고 해서 없던 도가 생긴 것도 아니고, 수행을 안 한다고 해서 있던 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도를 깨닫고 못 깨닫고는 역시 수행에 달려 있습니다.

마조선사가 저와 같은 설법을 할 수 있게 된 결과 역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마조선사로서는 본래의 도를 깨달았기 때문에 앉고 서고 가고 옴에 도 아닌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혹 속에 잠겨 있는 중생들은 자신들의 일체의 행위가 도를 떠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인줄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도 속에 살면서 도인줄 깨달으면 성인이요, 도 속에 살면서도 도인줄 모르면 범부입니다.
그렇다면 왜 평상심이 도 일수 있느냐. 중생의 마음은 항상 경계에 따라 움직입니다. 보고 듣는 바깥 대상에 의해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고 혹은 보고 듣는 바깥 대상에 관계없이 혼자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중생이 일으키는 이러한 마음에는 늘 시비분별과 갖가지 욕망과 애착들이 함께합니다.

중생들에게 평상심이라면 이러한 마음의 작용들을 평상심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어지럽고 들뜬 마음들을 도라고 한다면 과연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마조선사가 가르치려는 평상심은 분명 중생들의 저와 같은 마음을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선사가 말씀하신 앞 구절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뭐라고 했느냐. ‘오직 더러움에 물들지 않을 때 평상심이 도’라고 했다는 사실입니다. 가고 오고 앉고 서고 먹고 싸는 일체의 살림살이가 도는 도인데 그것들이 진실한 도인줄 바로 알려면 마음이 어디에도 물들지 않아야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색성향미촉법의 경계에 갖가지로 물들여져 지혜는 조금도 갖추지 못한 채 청정한 본심을 상실하고 살면서 ‘이대로가 도 아님이 없다’고 합리화 시킨다면 불조의 뜻을 크게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도와 도 아님은 일상생활과 따로 떨어져 있지를 않습니다. 마조선사처럼 마음에 오염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전부 도가 되고, 마음에 오염이 있으면 일상생활이 전부 도가 아니게 됩니다.

그러면 일반 생활인으로써 어떻게 하면 평상심이 곧 도인줄 알 수 있는가. 바로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여 오염됨을 없애는 수행을 닦아 더 이상 닦을 바가 없게 되면 평상심이 곧 도임을 깨치게 됩니다. 우리는 마음관찰을 통해서 물든 마음을 없애고 청정한 본심인 도와 하나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마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