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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알아야 법답게 산다”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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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0.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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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강 은해사승가대학원장 지 안 스님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지안 스님이 오는 11월 10일 은해사 대웅전에서 첫 전강식을 갖는다. 전강식은 강맥(講脈)을 전달하는 의식으로 전강하는 스승에게는 강백으로서의 의무 하나를 무사히 마쳤음을, 전강 받는 제자에게는 비로소 후학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현봉, 신공, 정묵, 덕선, 양관, 보문, 자응 스님 등 모두 7명의 전강 제자에게 강맥을 전하는 지안 스님은 교학의 중요성을 당부하는 말로 전강의 의미를 대신했다.

▷ 선원에 선맥이 있듯 강원에도 강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님의 강맥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요.

“조선 말기 설유(雪乳) 처명(處明) 스님께서 영호 박한영 스님에게 강맥을 전하고 이를 운허 스님이 이어 받아 지금 봉선사 조실로 계신 월운 스님에게 전하셨습니다. 저는 지난 1994년에 월운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습니다.”

▷ 이번에 전강 받는 제자는 어떻게 선별하셨습니까.

“전강 받는 스님이 후학을 가르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실력을 갖추었는지를 보아야지요. 또한 그 자신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는 데에도 게으름이 없어야 합니다. 이번에 전강 받는 스님들은 모두 강원의 강사를 역임하신 분들로 오랫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공부에 임하는 자세나 후학을 지도하는 실력 모두가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강원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스님들께 전강은 어떤 의미입니까.

“전강은 강맥을 전하는 자리입니다. 예전에는 이 자체가 거창한 의식이기 보다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법을 전하듯 사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전강을 통해 강주가 될 자격이 있음을 스승이 공인해준다는 의미가 더 커졌습니다. 전강 하는 입장에서는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강맥을 무사히 후학에게 전했으니 비로소 사명을 다 한 듯 마음이 가벼워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 그동안 전강에 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은 선을 중시하는 가풍에도 원인이 있었던 것 아닌가요.

“아무래도 그간의 수행 가풍이 교학보다는 선을 중시했던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다보니 교학을 연구하는 스님들의 위상이 선방의 수좌 스님들에 미치지 못했던 것 또한 그간의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교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강원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전강에 대한 관심 또한 그런 차원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오늘날 교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불교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교학의 토대가 굳건해야 합니다. 수행을 하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수행을 할 수 없습니다. 깨달음이 수행자의 궁극적 목표라면 그 깨달음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수행자를 수행자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 교학입니다. 또한 깨달음을 이루기 전이라도 부처님의 법을 전하고 법답게 살기 위해서는 경전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안됩니다. 이는 출가자뿐 아니라 재가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교학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병행돼야만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여법하게 전할 수 있습니다.”

▷ 30여년 가까운 세월을 강원에서 후학 양성에 진력하셨습니다. 오늘날 강원의 모습에 대한 평가와 전강 제자들에게 당부를 부탁드립니다.

“강원은 우리 절집안의 옛 가풍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승가 대중 생활의 규범이 가장 잘 지켜지고 있는 곳이 강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강원이 참 대견스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강원이 옛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안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오늘날 사회가 바라는 가르침을 정립하고 승가의 역할을 모색해야 하는 곳 또한 강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강원과 강사 스님들은 옛 교학을 익히고 전하는데 더욱 매진해 불교의 전통을 이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교과를 개설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불교적 가르침을 전하는데 더욱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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