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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 역행… 국제 망신 막아야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6.10.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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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B의 불기 정정 요청 배경과 과제
한국불교 세계화 위해선 정정 필수

<사진설명>1950년 스리랑카에서 개최된 WFB 창립 총회 기념 사진. 이후 WFB는 세계를 대표하는 불교 단체로서 그 의무와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세계불교도우의회(WFB)가 한국 불교계에 불기(佛紀) 정정을 요청한 것은 핵심 회원국 중의 하나인 한국의 불기 표기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WFB는 국제협의단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불기 정정을 강요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독자적인 불기를 사용하는 명확한 근거를 토대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1956년 제4차 WFB 대회의 결의사항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채택의 근거가 되는 단체로서 결의사항을 이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펠럽 타이아리 사무총장이 양장운 WFB 부회장과의 통화에서 “제대로 표기해야 한다”는 의사를 강하게 전달한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지금까지 ‘불기 관련 학설 논쟁 진행중’을 이유로 ‘불기 정정 신중론’을 주장하던 이들은 이번 WFB의 ‘결의사항 이행 요청’으로 인해 더 이상 불기 정정을 미룰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56년 불기 통일 결의 당시 옵서버로 참석했던 주요 회원국으로서 결의사항 이행은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 WFB의 공문 발송은 한국의 불기가 주변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근거 없는 불기사용의 악순환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이례적 조치’라는 것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WFB는 지금까지 회원국에서 시행중인 특정 현안에 대해 정정을 요구한 전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FB는 근거 없이 사용되고 있는 한국의 불기를 차용한 중국과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불교계에 정정을 요청한 것이다.

관계자들은 만약 한국불교가 WFB의 정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기를 고집한다면 국제사회의 불신과 함께 앞으로 국제교류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주범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1세기 들어 교류의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한국불교의 국제 활동 현실을 고려할 때 타 국가와의 원활한 국제 교류를 위해서라도 불기는 반드시 정정해야할 필수적인 요소라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포교 현장에서 일하며 불기 정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한 관계자는 “이미 1956년에 세계가 통일해서 사용하기로 결의한 사항이 있음에도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더구나 WFB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회원국으로서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기 위해 전체의 결의사항을 무시하는 처사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편하자고 잘못된 것을 고집하다가는 언젠가 반드시 국제적인 지탄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며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기왕 바꿔야 할 것이라면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금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불기 관련 일지

▷ 50. 5. 25 WFB 창립과 함께 불기 통일 첫 논의
▷ 56. 8. WFB, 공식불기 채택
▷ 57. 1. 1 공식불기 ‘2500년’ 첫 사용
▷ 66. 8. 11 한국, WFB 결의 따라 불기 채택
▷ 67. 4. 23 대한불교, WFB 불기 처음 도입
▷ 70. 9. 27 대한불교, 불기 표기에 1년 오차
▷ 89. 5. WFB, 한국에 불기 정정 구두 요청
▷ 90. 10. WFB 서울대회에 서기(西紀) 표기
▷ 06. 8. 23 법보신문, 불기문제 공식 제기
▷ 06. 9. WFB 한국본부, 중앙에 보고
▷ 06. 9. 29 WFB, 정정 요청 공문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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